미국과 북한이 양국의 관계정상화 실무협상단 회의를 5일 시작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측 협상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6일 북한이 우라늄 농축 핵개발 등 모든 핵개발 계획을 시인하고 이를 폐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관련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기 전에 북한이 이를 순순히 시인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실무협상단 이틀째 회의를 시작하기 앞서 힐 차관보는 6일 오전 뉴욕에서 저팬 소사이어티(Japan Society) 초청 강연을 통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과 관련한 북한의 명확한 해명을 재차 촉구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 측은 그간 우라늄 농축을 통해 무엇을 했는지 또 왜 했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결국에는 관련 계획을 모두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힐 차관보는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을 위한 고가 장비를 대량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왜 이러한 장비를 사들였는지 또 이러한 장비를 사서 지금 북한의 농축우라늄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밖에도 힐 차관보는 북한이 영변의 핵시설 등을 모두 폐기하고 북한이 기존에 생산한 50킬로그램 가량의 플루토늄을 빠른 시일 안에 국제 감시 아래 두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내 일부 전문가들은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등 모든 핵개발 계획에 대해 북한이 조만간 순순히 이를 시인하고 설명할 것으론 기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조엘 위트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자문역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와 관련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북한도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문제 등에 대한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Joel Wit: (North Koreans are not going to declare all their nuclear programs in the near future without getting something significant in return.)
“북한은 미국의 중요한 상응조치 없이는 모든 핵개발 계획을 신고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6자회담 합의문을 보면 북한은 자신들의 핵개발계획 목록문제와 관련해 60일 이내에 논의를 한다고 나와 있지 이를 모두 완전히 신고해야 한다고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미국이 북한과 관계정상화 관련 논의를 시작한다는 합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도 60일 이내에 북미 관계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60일 이내에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계획을 포함한 모든 핵개발 계획을 신고할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위트 자문역은 북한의 관심사인 테러지원국 명단에서의 해제와 적성국 교역금지법에 의한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 관련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한 미국의 관심사인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계획이나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 문제에 대해 북한이 순순히 신고하고 폐기에 동의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위트 자문역은 이번 6자회담 합의의 1단계에 해당하는 북한의 핵동결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미 합의가 다 된 일이라 북한의 핵시설 폐쇄와 봉인, 그 검증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하지만 핵폐쇄 단계 이후인 두 번째 핵시설 불능화 단계에서는 북미 관계정상화 문제, 또 북한의 핵목록 신고와 검증 문제 등 많은 어려운 문제들이 얽혀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또 불능화(disablement)라는 단어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더군다나 북한은 이 두 번째 단계에서 경수로 제공에 대한 미국의 확실한 언질도 원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Joel Wit: (The issue of disablement is of course very important. But what does disablement means?)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 문제도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확히 불능화 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 정도를 자동차 폐차에 비유해 볼 때 자동차 엔진에 연결된 몇 개의 전선을 뽑는 정도 일수도 있고 엔진 자체를 들어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제가 봤을 때 경수로 제공에 대한 미국의 명확한 약속 없이는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 정도는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봅니다. 즉 자동차 엔진의 전선을 몇 개 뽑는 정도일 것이란 말입니다.”
위트 자문역은 특히 북한이 세 번째 단계인 실제 핵폐기 조치 단계로 들어가기에 앞서 북한은 경수로 제공 문제에 대한 미국의 명확한 입장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폐기 조치 단계에서 경수로가 제공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이는 북한 핵시설의 완전한 불능화 뿐 아니라 북한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의 폐기에도 동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