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완전한 비핵화 기대하기 힘들어” - 한승주 전 외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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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한승주 전 외무장관은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라는 기존의 목표에서 후퇴했다고 분석하고, 그 때문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가까운 시일 안에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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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한승주 전 외무장관 - RFA PHOTO/노정민

한승주 전 장관은 28일 조지워싱턴대학 국제대학원에서 행한 강연에서 최근 북한과 미국의 관계정상화 관련 양자 논의를 가장 주목할 만한 일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어떤 종류든 공식 관계를 맺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북미 사이의 관계변화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동북아 정세에 대해 미국과 중국 등이 가지고 있는 최근의 전략적 사고(strategic thinking)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 장관의 설명입니다.

한승주 전 장관은 우선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는 미국의 입장 변화를 지적했습니다. 미국이 현실적인 생각을 가지고 대북정책의 목표를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에서 북한의 핵확산 방지로 그 높이를 낮췄다는 것입니다.

Han Sung-Joo: (US has moved the goal post in a way it is easier to meet the goal for North Korea...)

“미국은 스스로 대북정책의 목표를 낮춰 북한이 좀 더 쉽게 이에 맞출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북한은 우라늄 농축 핵개발 계획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게 됐습니다. 미국으로선 그저 파키스탄으로부터 원심분리기 20개를 수입했다는 정도의 시인이면 족할 것입니다. 또 북한은 기존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폐기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을 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한승주 전 장관은 미국이 이렇게 정책 목표치를 낮춘 배경으로 세 가지를 꼽았습니다. 우선 현재 수준의 북한 핵보유는 미국보다는 중국을 더 위협한다는 것입니다. 또 일본과 남한을 더욱 미국에 의존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목표치를 낮춤으로써 북미관계 개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이 핵을 확산시키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북한이 핵능력을 늘리는 것보다는 현재 북한의 핵보유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했다는 것이 한 전 장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미국의 입장 변화로 인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조속한 시일 내에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승주 전 장관은 또 미국의 이러한 입장 변화는 중국과의 공감대 속에서 이뤄진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Han Sung-Joo: (China has a stake in maintaining the status quo of North Korean existence in the Korean Peninsula...)

“중국은 우선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아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바라고 있습니다. 또 한반도에서의 분쟁을 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당장 북한 핵의 폐기보다는 동결을 원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능력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점검이 가능하며 또 북한 핵 때문에 한반도에서 분쟁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북한이 어느 정도의 핵을 보유하는 것은 괜찮다는 것입니다.”

한편, 한승주 전 장관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북한의 속셈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것 자체를 큰 양보인 양 협상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핵폐기와 관련해 작은 행동을 하나하나 조금씩 나눠 취해가면서 최대한 많은 양보와 보상을 끌어내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북한이 지난달 6자회담 합의에 동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본질적으론 미국이 북한의 핵폐기와 관련해 원하는 수준을 낮췄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