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성우 parks@rfa.org
6자회담 재개를 하루 앞둔 17일 미국과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베이징에서 이례적으로 상대방의 대사관을 오가며 활발하게 양자접촉을 진행했습니다. 비핵화 논의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회담장 주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힐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17일 오전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후 1차로 미국 대사관에서 회동한 다음 중국대반점으로 장소를 옮겨 오찬을 겸해 현안을 협의했습니다.
이후 일단 헤어졌던 두 사람은 다시 베이징 북한 대사관으로 장소를 이동해 2차 협의를 이어갔습니다. 현지 외교소식통들은 이 같은 잇따른 회동을 놓고 양측이 핵프로그램 신고 및 불능화와 이에 대한 나머지 5개국의 상응조치를 집중 협의 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번 6자회담은 2.13 합의 2단계 과정의 핵심 사항인 북한의 핵 불능화와 모든 핵프로그램의 신고, 그리고 이에 대한 상응조치가 논의된다고 미 국무부 맥코맥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미국의 힐 국무부 차관보는 좀 더 나아가 16일 남한의 한 텔레비전 방송과 인터뷰에서 모든 핵프로그램 신고에는 북한이 이미 생산한 핵무기도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든 핵프로그램’이라고만 말하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입니다. 힐 차관보입니다.
힐: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게 도움 되는 게 아니라 문제만 된다는 걸 북한이 빨리 깨닫는 게 좋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2단계 핵심 사안인 핵물질 신고와 불능화 가운데 신고가 먼저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힐: 대상이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불능화를 할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뭘 불능화 할 건지가 신고에 포함돼야 합니다.
김계관 부상은 하지만 미국의 이런 단호한 입장에 대해 공개적 언급을 피했습니다. 김 부상은 베이징 공항에 도착한 다음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을 뒤로 한 채 “감사합니다”라는 한 마디만 남기고 북한 대사관으로 향했습니다.
북한 순안공항에서 베이징으로 출발할 때도 김계관 부상은 말을 아꼈습니다.
김계관: 난 예측하는 거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나 보고 돌아와서 말합시다. 우리는 성의 있는 노력은 다 할 겁니다.
미.북간 연이은 양자회담으로 사실상 17일부터 6자회담이 시작된 가운데 의장국인 중국은 18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오후 2시 조어대에 집결하면 간단한 의전행사를 가진 뒤 곧바로 현안 토론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