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베를린 회동, 6자회담 낙관은 아직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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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 중 합법 자금을 풀어 줄 것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독일 베를린에서 16일 전격적으로 양자논의를 가져 6자회담 재개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폐기 관련 태도에 변화 기미가 없어 낙관적인 전망은 아직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16일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 2천4백만 달러 중 합법자금이 있는 지 조사 중이며 이를 풀어줄 수 있을 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 재무부가 이 은행에 있는 북한계좌를 비교, 검토하고 있으며 그 중 합법적 계좌와 불법적 계좌가 구분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나 북한의 불법금융거래와 무기거래 단속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미국 관리들은 내다봤습니다. 또 다른 미국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도 이 은행 관련 문제의 종결을 바라고 있으며 미국 정부 내에서도 북한에 양보를 할 것인지와 그럴 경우 어떤 조건으로 어느 정도까지, 또 얼마나 빨리 할지 여부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독일 베를린에서는 미국의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양자대화가 이뤄진 데 이어 후속 회담이 예정돼 있습니다. 16일 북한과의 첫 날 대화를 마친 후 힐 차관보는 북한 측과 유용한 대화를 나눴다면서 차기 6자회담이 이달 안으로 재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베를린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미대화의 핵심은 미국의 대북금융제재 문제가 아니라 북한의 핵폐기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전격적인 회동과 관련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6자회담 재개에 좋은 신호이긴 해도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사회과학원(SSRC)의 한반도 전문가인 레온 시갈 박사는 17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고서는 핵문제 논의 진전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Leon Sigal: (Basically, this is a hopeful sign at least for the moment...) 기본적으로 베를린에서의 북미 양자회동은 북한 핵문제 해결 과정에 있어 희망적인 신호입니다. 하지만 핵심 문제는 미국의 대북금융제재 문제입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된 일부 합법적인 북한 자금이 풀리지 않는 한 핵문제 해결의 진전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울프스탈 연구원도 17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베를린 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태도 변화가 확인되지 않는 한 6자회담 회담 전망을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Jon Wolfsthal: (It's better sign than no talks, but we haven't seen any evidence...) “북한과 미국 사이 아무런 대화가 없는 것보다는 분명 긍정적이지만 핵폐기에 대한 북한 태도가 바뀌었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습니다. 물론 이번 베를린 북미 회동은 6자회담이 곧 재개될 것이라는 것을 말해 줄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미국과 북한 모두 북한 핵폐기 원칙을 담은 9.19 공동성명을 진정으로 이행할 준비가 덜 됐다고 봅니다.

울프스탈 연구원은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돼 있는 북한의 일부 합법적 자금을 풀어줄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북한의 핵 위협 문제는 불법금융행위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이 핵폐기와 관련해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금융제재 문제에 있어 유연한 입장을 취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