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박성우 parks@rfa.org
최근 거론되고 있는 뉴욕 필하모니의 평양 초청이나 북한 축구팀의 미국 경기 등이 美中 수교 당시 핑퐁외교, 즉 탁구를 통한 관계 정상화 외교와 비슷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16일부터 중국 선양에서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실무그룹 회의가 시작됐습니다. 북한 비핵화를 논의하는 자리지만 최근 북한에서 발생한 수해도 중요 사안으로 다뤄졌습니다.미국측 수석대표로 회의에 참여한 미 국무부 힐 차관보입니다.
[힐] 수해는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리는 북한을 돕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고, 또 우리가 돕기 위해 뭘 할 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힐 차관보의 이 발언은 “당장 무엇이 필요할지는 모르지만 인도적 입장에서 문제에 접근”하겠다는 미 국무부 맥코맥 대변인의 발언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입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발언이 나온지 하루 뒤인 15일, 미국의 레프코위츠 대북 인권특사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뉴욕 필하모니를 초청한 것을 환영하면서 한 발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레프코위츠] 우리가 북한 올림픽 선수단을 미국으로 초청해서 경기를 갖는다든지... 북에는 아주 훌륭한 축구팀이 있다고 하던데요... 그런 팀을 초청하든지... 아니면 뉴욕 필하모니 같은 음악단이 북한에 있다면 그런 음악단을 미국으로 초청해서 연주하도록 하는 기회를 찾아보는 게 아주 타당할 거라고 봅니다.
문화와 체육 교류를 통한 관계 회복은 미국이 지난 70년대 초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기 전에 취했던 핑퐁 외교, 즉 탁구를 통한 관계개선 노력에서 전례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에서 북중 관계를 연구하는 강준영 교수입니다.
[강준영] 핑퐁 외교라는 것이 1971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거든요. 여기에 중국 선수단이 참가를 하고, 미국 선수단도 참가를 했구요. 그리고 이어서 미국 선수단이 중국을 친선 방문을 해서 소위 핑퐁 외교가 시작이 된 겁니다.
비슷한 과정이 美北 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을 거라고 강준영 교수는 전망합니다.
[강준영] 이번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든가 북한 축구 대표단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의 교류... 이런 것들이 강성 이미지의 북한, 그리고 계속 북한을 몰아붙인다는 미국... 이런 인식의 간극을 좀 줄일 수 있는 거지요.
스포츠와 문화교류가 정치적인 위험 부담이 적다고는 하지만, 이런 교류 활동이 관계 정상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고려대 유호열 교수입니다.
[유호열] 핑퐁 외교의 전형인데... 그런 모습이 일단은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보여지고 있는데... 물론 상황은 결국은 북한 핵문제에 관해서 북한 당국이 그야말로 폐기하려고 하는 결단을 내리고 그 방향으로 가느냐... 그것이 결정적인 관계 개선의 변수라고 봐야겠지요.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은 합의가 이뤄질 경우 내년 봄 쯤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축구단의 미국 경기와 같은 美北간 스포츠 교류는 아직 공식 제안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북한 비핵화 과정을 지켜보며 성사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美北간 체육교류가 관계 정상화로 이어질지 여부는 결국은 핵문제로 귀결된다는 게 유호열 교수의 설명입니다.
[유호열] 결국은 북한 핵문제의 해결과 맞물려 있는 것이니까요. 그 과정에서 북한이 그야말로 약속대로 북한 핵을 불능화하고 폐기하는 그 과정에 진지하게 임한다면, 북미 관계 뿐 아니라 북일 관계... 이런 쪽으로 진전이 있을 걸로 봅니다. (기자: 결국에는 핵이네요?) 그렇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