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올 연말까지 북한 핵시설의 불능화를 달성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폐기 조치에 진전을 보임에 따라 2천5백만 달러 상당의 중유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북 중유지원이 실제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선 다음 6자회담에서 중요한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부시 미국 행정부는 11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대북 중유 지원을 위해 2천5백만 달러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이달 안으로 중유 5만 톤을 북한에 지원할 계획이며, 미국의 중유 5만 톤 지원이 그 뒤를 따를 것이라고 미국 관리가 AFP 통신에 밝혔습니다. 남한은 이미 지난 7월 북한의 핵시설 폐쇄 조치에 상응해 중유 5만톤을 북측에 보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숀 맥코맥 대변인도 13일 오전 기자 간담회에서 부시 행정부가 대북 중유 지원과 관련해 의회에 보고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그러나 보고 내용은 북한이 핵폐기 조치와 관련된 약속을 지킬 경우,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에 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폐기 2단계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첫 중유선적분에 대한 준비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미국으로부터 중유를 지원받을지 여부는 이달중으로 열릴 것으로 보이는 6자회담 결과에 달려 있다는 지적입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입니다.
(Niksch) Chris Hill has said that he would like the next six-party meeting to really lay out details with regards to disclosure and disablement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다음 6자회담에서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에게 핵 프로그램을 언제 어떻게 전면 신고할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핵시설 을 불능화할 것인지가 합의돼야 한다는 뜻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조건이 충족돼야 미국이 북한에 중유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도 미국의 대북 중유 지원에 앞서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지적합니다.
(Klingner) Obviously issues that I think would need to be addressed is having more details on the requirements by N. Korea.
"대북 중유지원에 앞서 북한의 핵폐기 2단계 조치들에 관해 더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약속을 지키기 전에 혜택을 줘서는 안 됩니다. 물론 북한이 제출하는 핵 프로그램 관련 자료는 물론이고 그 이후의 조치에 대해서도 엄격한 검증이 있어야 합니다."
실제 중유확보 문제와 관련해, 닉쉬 박사는 이미 의회의 승인이 떨어진 2007년도 국방 혹은 외교 관련 예산에서 부시 행정부가 재량권을 발휘해 중유 구입에 사용할 수 있다며, 예산 확보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의회에 이런 계획을 알릴 법적 의무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2007년도 회계연도가 이달말로 끝나는 만큼, 부시 행정부가 추가로 대규모 대북 지원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경우 북한이 더 확실한 핵폐기 조치를 해야 의회의 반대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닉쉬 박사는 내다봤습니다.
앞서 북한은 이달초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올해 안에 핵시설을 불능화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지난 11일부터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핵전문가들이 핵시설 불능화를 협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 중입니다. 북한은 이들 전문가들이 원하는 대로 핵시설을 살펴볼 수 있도록 협조했습니다. 지난 2월 타결된 6자회담 합의에 따라,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전면 신고하고 핵시설을 불능화하는 핵폐기 2단계에서 중유 95만 톤 상당의 경제, 에너지, 혹은 인도적 지원을 받게 돼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