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초점] “미, 북 테러지원국 삭제 위해 북일 납치문제 중재 중” - 케네스 퀴노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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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미국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 국무부에서 북한 담당관을 역임했던 케네스 퀴노네스(Kenneth Quinones) 박사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퀴노네스 박사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기 위해 북한과 일본 사이 납치문제 해결을 중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일 두 나라 사이 납치문제 해결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어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시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퀴노네스 박사는 현재 일본 아키타 국제대학의 한국학 교수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일본 자민당의 아베 정권이 지난달 말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했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앞으로 일본의 대북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당장의 어떤 변화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한 것은 대외정책보다는 아베 정권의 부패와 국민연금 등 국내 문제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또 아베 총리가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은 일본 국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아베 총리가 사임할 지는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만일 자민당 정권에 이어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다 해도 일본의 강경한 대북 외교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일본 국민들은 북한에 대해 아주 나쁜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남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미국이 대북적대시 정책을 포기해야 6자회담 2.13합의 2단계인 핵불능화 단계가 진행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박 외무상의 말에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어떤 새로운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남한을 압박하려는 북한의 전술로 보이는데요. 다시 말해 남한이 미국에게 빨리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시키라고 설득해주길 원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정치적 의지만 있다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뺄 수 있다고 보십니까?

미국 백악관의 부시 대통령은 이미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삭제한다는 기본적인 방침을 정했다고 봅니다. 지금 미국에게 오직 하나 남은 문제는 어떻게 일본과의 동맹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북한을 명단에서 삭제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조건으로 북한이 일본 측에 납치문제와 관련해 뭔가 상응 조치를 취하는 방안에 대해 이미 공식적인 논의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미국은 벌써 수개월 전부터 북한과 일본 사이에서 납치문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중재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납치문제와 관련해 일본 측에 취할 상응 조치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습니까?

한 가지 가능성은 북한이 요도호를 납치한 적군파 요원을 일본에 넘겨주는 방안입니다. 일본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적어도 3명의 적군파 요원을 일본에 보내야 일본은 납치문제와 관련해 부분적으로나마 만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후에나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변 핵시설을 폐쇄한 북한은 이제 2.13 합의 핵불능화 단계에서 먼저 모든 핵목록에 대한 신고를 해야 하는데요. 어떻게 순순히 모든 핵물질이나 핵무기까지 투명하게 신고할 것으로 보십니까?

북한이 신속하게 모든 핵물질까지 완전히 신고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먼저 남한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지켜보고 또 일본 총리의 교체 여부도 지켜볼 것입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질 때 까지 2.13합의 이행 조치와 관련한 별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그렇게 되면 물론 핵시설 불능화에 따른 에너지 지원은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북한은 이른바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포기 문제 가운데 북미 평화조약 체결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북한에게는 평화조약 문제가 에너지 지원을 받는 것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입니다.

북한과 미국 사이 평화조약이 먼저 체결돼야 북미 외교관계 정상화가 가능한 것인가요?

북한은 미국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기본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북한 측이 남측 관리를 만나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이야기를 꺼낸 것은 바로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포기란 기본적으로 미국이 북한과의 평화조약 체결에 동의하라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전반적으로 6자회담 2.13합의 이행 진전 과정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이번 가을까지 별 중요한 진전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6자회담 실무그룹회의와 차기 6자회담에서도 마찬가지일겁니다. 북한은 미국과 남한으로부터 큰 대가, 예를 들면 평화조약 또 경수로 제공을 약속받기 전까지는 결코 핵불능화 단계를 이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은 미국이 평화조약, 또 경수로 제공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심각한 논의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길 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앞으로 경수로 제공 문제와 자신의 핵목록 신고 문제를 연계시킬 것으로 봅니다. 다시 말해 미국이 경수로 제공 약속을 먼저 하지 않을 경우 북한은 자신의 핵프로그램 목록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을 것이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