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보유 북한과 관계정상화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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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각에서는 미국이 결국은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한 채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미 관계정상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 뿐 아니라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도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남한의 한승주 전 주미대사는 26일 남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여전히 북한 핵의 완전 폐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북한 핵의 확산을 막는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승주 전 대사는 지난달 13일 타결된 6자회담 합의는 미국이 북한의 추가적인 핵무기 생산과 핵물질의 해외 이전을 막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미국 입장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6자회담 2.13 합의에는 북한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핵물질과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언급이 없어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또 미국 조지아 대학교의 북한 전문가인 박한식 교수는 앞서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북한이 핵을 보유한 채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주 북한을 방문했던 박 교수는 24일 남한 중앙일보와 회견에서 완전한 북한의 핵폐기 전이라도 북미 관계정상화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미국도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하지 않으면 북한 핵을 통제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하지만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26일 워싱턴의 한 토론회 초청강연을 통해 미국이 핵을 보유한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인도의 예와 같이 북한 핵을 용인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Chris Hill: (Well, I mean one thing I can say is, we are not going to have any kind of relationship with a nuclear North Korea...)

“미국이 핵을 가진 북한과는 어떤 종류의 관계도 갖지 않을 것이라는 점 하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핵보유국인 인도와 미국이 핵협력 협정을 맺은 것 같은 일이 북한에게는 가능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 측은 우리에게 (인도와 같이 대해달라고) 요구(ask)했었지만 저는 그들에게 모든 나라들은 왜 북한이 인도와 다른 지 그 이유를 설명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인도의 사례가 북한에 적용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북미 관계정상화에서) 중요한 것은 북한이 얼마나 완전한 핵폐기에 나서느냐는 것입니다. 그 밖에도 미국과 북한의 완전한(fully functioning) 관계정상화, 또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북한이 현재 국제적인 기준에 못 미치고 있는 인권 문제 등이 먼저 해결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힐 차관보의 견해와 마찬가지로 많은 전문가들도 미국이 핵을 보유한 북한과 완전한 관계정상화를 이룰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 사회과학원(SSRC)의 레온 시갈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과 북한의 관계정상화는 북한의 핵폐기 단계에 맞춰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완전한 핵폐기를 하기 전에는 결코 미국과 정식 수교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미국이 북한의 핵 확산만을 방지하는 선에서 핵보유를 용인할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남한 외교부 산하 외교안보연구원의 윤덕민 교수도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미국이 핵을 보유한 북한을 용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덕민: 만약 (미국이) 북한을 인정하게 될 경우 이는 NPT(핵무기확산방지조약) 체제의 와해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NPT 회원국이 마음대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탈퇴를 하고 또 미국과의 관계개선까지 가능하다면 그것은 전례가 돼서 이란 문제에도 상당히 나쁜 영향을 줄 것입니다. 앞으로 세계적으로 어느 나라든 북한의 전례에 따라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이를 막을 길이 없어집니다.

한편, 최근 북한 측 인사들과 접촉한 한반도 전문가 조엘 위트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측도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서는 자신들의 핵폐기 관련 진전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북한의 군부 등 일각에서는 핵을 보유한 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현실적인 북한 측 인사들은 그것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