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박성우 parks@rfa.org
베트남 최고 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하는 등 최근 북한과 베트남간 외교관계가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 정상화 과정을 북한이 배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베트남 최고 지도자로는 50년만에 처음 북한을 방문한 농 득 마잉 공산당 서기장과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평양 백화원에서 17일 회담 했다고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했습니다.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의 외교정책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겨냥해 베트남 사례를 배우려 한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통일연구원 허문영 박사입니다.
허문영: 베트남이 95년에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하고, 작년에 또 항구적인 정상무역 관계를 수립했는데... 이런 베트남의 정치 외교적 경험이 북한 당국으로서는 향후 미국과 협상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 않겠나...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경험도 가지고 있지만, 지난 86년에 실시한 도이모이, 이른바 개혁개방 정책으로 공산당 1당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연평균 7-8 퍼센트의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고, 세계은행 같은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경제적 지원과 차관을 제공받고 있다는 점도 북한에겐 베트남이 좋은 학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서행 교수입니다.
이서행: 우리 한국을 북쪽에서 생각할 때 우리는 독일의 통일 모델을 자꾸 생각하거든요. 우리는 사실 북쪽을 흡수통일하지 않는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북쪽은 개방개혁이라는 말을 꺼리는 거 자체가 독일식 통일을 당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그렇다면 무슨 대안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
북한은 베트남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한국 경제에 편입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임과 동시에 북한에 대한 최대 원조국인 중국의 영향력에서도 벗어날 필요를 느낀 것으로 판단된다고 허문영 박사는 설명합니다.
허문영: 비록 냉전 시대에 남한, 미국과 대결하기 위해서 북한과 중국이 상호간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에 동맹국가로 양국 관계를 만들어 왔었는데... 탈냉전 시대 들어와서 한중수교가 된 다음에 북한으로서는 더 이상 중국을 일방적으로만 의지할 수 없다는 거지요.
북한 노동신문은 16일 농 득 마잉 공산당 서기장의 방북을 북한과 베트남간 "친선관계를 강화 발전시키는 커다란 사변"이자 "친선역사에 새로운 장을 기록"하는 것이라며 환영했습니다. 이러한 환영의 이면에는 베트남과 미국의 관계 정상화 경험을 전수받고, 한국과 중국에만 의존하던 그간의 관행에서 벗어나 또 다른 원조국을 찾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