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6자회담에서 참가국들은 북한의 핵폐기 초기단계 조치와 그에 따른 상응조치를 담은 합의문을 타결했습니다. 미국의 유수한 민간연구단체인 외교협회(CFR)의 개리 새모어(Gary Samore) 부회장은 특히 미국측이 이번 합의문에 동의한 것은 부시 행정부가 현실적인 판단을 내린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새모어 부회장은 그러나 현 상황에서 북한이 핵을 폐기할 가능성은 없으며, 핵동결만이 달성가능한 목표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새모어 부회장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이번 6자회담에서는 북한이 초기단계에서 핵시설을 폐쇄. 봉인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핵동결보다 더 진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까?
Samore: It's same thing. In 1994 N. Korea shut down and sealed the 5MW reactor and reprocessing plant and in those days we called it freeze.
핵동결과 다를 게 없습니다. 1994년에도 북한은 5메가와트급 원자로와 핵재처리 공장을 폐쇄하고 봉인했는데요, 당시 그것을 핵동결이라고 불렀습니다. 핵시설을 폐쇄한 뒤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 아래 놓는다는 점에서도 과거 이뤄진 ‘핵동결’과 차이가 없습니다. 부시 행정부가 폐쇄. 봉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유는 1994년 클린턴 행정부 시절 체결된 북미 기본합의와 동일한 접근방식을 취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6자회담에서 합의된 내용과 지난 1994년 체결된 미국과 북한의 기본합의는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Samore: This agreement is an agreement among the six parties. The 1994 agreement was just a bilateral agreement between the US and N. Korea.
이번 합의는 6자회담 참가국들이 맺은 것이고, 1994년 북미 기본합의는 미국과 북한의 양자합의였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북한이 합의를 준수하라는 압력을 더 강하게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큰 차이점은 북미 기본합의가 북한의 핵폐기까지 세부 이행계획을 제시한 반면, 이번 6자회담 합의에서는 이것이 빠져있다는 점입니다. 대신 이번에는 실무작업반이 설치돼서 추가 협상의 장이 마련됐는데요, 앞으로 세부적인 핵폐기 계획을 짜기 위한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합의에서 북한의 핵폐기를 위한 세부이행 계획이 빠진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Samore: The issue was too difficult to resolve. So the Bush administration decided to take the initial step or interim step available, which was freeze in exchange for 50,000 tons of heavy fuel oil.
핵폐기 문제는 해결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가 우선 초기 조치 혹은 임시 조치로서 핵동결과 중유 5만 톤을 맞바꾸기로 한 겁니다. 이 거래부터 성사시키고 난 다음에, 추가적인 핵폐기 조치들에 합의하기 위한 협상을 다시 열자는 구상입니다.
이런 접근방식은 기본적으로 옳다고 봅니다. 사실 현 상황에서 달성할 수 있는 목표는 핵동결밖에 없습니다. 부시 행정부가 현실적인 판단을 한 것이죠. 결국에 가서는 북한이 플루토늄과 핵무기를 포기해야 하는 단계가 남아 있는데, 북한이 이를 선뜻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