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남한 국민들의 인식은 보수와 진보에 따라 확연히 구별됩니다. 바로 이런 인식 차이는 미국을 바라보는 남한 국민들의 시각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때문에 뚜렷이 양분된 남한 주민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미국의 대 한반도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신기욱 소장과 크리스틴 버크(Kristin Burke) 연구원이 남한 언론을 분석해 최근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북한에 대한 남한 내부의 인식은 보수층과 진보층 사이에서 아주 선명히 대비됩니다. 버크 연구원의 말입니다.
Burke: While North Korea is an issue of policy to the United States, it is intimately related to identity in South Korea.
"북한이 미국에게는 정책의 문제지만 남한에게는 근본적으로 정체성 (identity) 문제와 연관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을 보수층에서는 위협적인 적으로 간주하는 반면 진보층에서는 보듬어야 할 한민족으로 보는 등 남한 사회가 북한 문제에 대해 뚜렷이 양분돼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는 남한과 미국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하는가 하는 문제로 직결된다는 게 버크 연구원의 주장입니다.
Burke: (For the conservatives,) It's important to continue US-ROK alliance collaboration.
"북한을 위협으로 보는 보수층은 남한과 미국의 동맹의식(alliance identity)이 한반도 안보 유지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북한을 한민족으로 생각하는 진보층은 미국과의 동맹보다는 동질적인 민족의식(nationalist identity)에 기반을 둔 남북 상호간 협력을 가장 중시합니다."
하지만 민족주의적 의식을 가졌다고 해서 항상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 논문은 지적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고 평가받는 노무현 정부가 이라크에 군대를 파견한 점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점이 좋은 예입니다. 반면 보수층을 대변하는 남한 야당인 한나라당이 남한과 미국간의 전시작전권 이양에 반대한 점은 동맹을 중시한다고 해서 항상 미국과 입장이 같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버크 연구원은 미국이 남한의 대북 인식이 뚜렷이 나뉘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한미관계의 출발점으로 삼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Burke: We think it's very important for the US to recognize that this division within South Korean society is a fact.
"미국은 이처럼 두 정체성이 극명하게 대립되는 남한 사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 기반 위에서 보수 및 진보 두 부류를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대 한반도 정책을 개발해 나가야 합니다."
워싱턴-박정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