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과정의 ‘시작’에 합의했을 가능성 있어”

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이번 6자회담 합의문에는 북한의 핵폐기 2단계 조치의 시한이 들어 있는 반면, 미국이 북한을 언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줄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못박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의 과정을 언제 시작할지 약속할 수는 있어도 이 과정을 언제 끝낼지는 불투명하다고 분석합니다.

(천영우) 북한이 할 의무에 대해서는 명백한 시한이 밝혀져 있다. 북한의 신고 불능화의 의무는 다 시한이 정해져 있다. 본문에 12월31일까지다라고 명시돼 있다.

남한의 천영우 6자회담 수석 대표는 6자회담 마지막날인 30일 합의문이 극적으로 타결됐다며, 북한의 핵폐기 2단계조치의 시한도 합의문에 명시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북한이 핵폐기 2단계 조치의 대가로 줄곧 요구해온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는 합의문에 시한을 못박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북한측은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언제 빼줄지 합의문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미국측은 의회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시한을 밝힐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수석대표도 북한과의 의견차이가 있었으나 의장국인 중국의 활발한 중재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남한의 천영우 대표도 미국과 북한 양측이 한발씩 양보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음을 내비쳤습니다.

(천영우) 양자간에 합의가 돼 있기 때문에 시한이 언제다 하는 것은 당사자들은 다 알고 있다. 굳이 양자간에 제네바에서 합의된 내용을 본문에다 다시 명시해야 한다는 것은 고집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달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주기로 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공식 입장은 북한을 언제 어떻게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지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는 겁니다. 이 문제는 다른 6자회담 실무그룹 회의 결과와 함께 일관된 형태로 묶여져야 하며, 북한의 핵폐기에 관한 합의와 긴밀하게 연계될 사안이라는 설명입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의 돈 오버도퍼 교수도 테러지원국 명단 문제는 금방 결론이 날 사안이 아니라고 분석합니다.

(Oberdorfer) The United States agreed to begin the process.

"미국은 2.13 합의에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의 과정을 ‘시작’하겠다고 했지 언제까지 끝내겠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2.13합의에 따라 미국측이 내놓을 수 있는 시한은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과정의 시작에 관한 겁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미국도 큰 문제가 없으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미국이 이 과정을 언제 끝낼지는 불투명합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과 관련해 별도의 합의를 했어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앞으로 추가 협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Klingner) What are the verification measures for declaration?

"북한의 신고하기로 한 핵프로그램 내용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가 앞으로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올 연말까지 북한이 신고만 하면 되는지 아니면 검증까지 끝내야 하는지도 불투명합니다. 그리고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 문제를 북한의 핵폐기 조치에만 연계시킬지 아니면 북한의 추가적인 조치들이 필요한지도 현재로서는 분명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