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의 핵동결 이행 의지 표명’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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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0일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서 돈을 찾으면 즉시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초청하겠다고 한 북한의 발표를 환영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정상적인 국제금융거래까지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나와, 북한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불법행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이 정상적인 국제금융거래를 하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리제선 원자력총국장은 20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북한 돈이 실제로 풀렸는지 확인되면 그 즉시 국제원자력기구 실무대표단을 초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월 타결된 6자회담 합의대로 영변 핵시설의 가동을 중지하고 이를 검증. 감시하는 절차도 국제원자력기구와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리제선 총국장은 현재 북한측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사이에 문제해결을 위한 실무 교섭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발표를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톰 케이시 부대변인은 20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6자회담 합의에 따른 의무사항을 다시 한 번 지지하고 이를 이행할 뜻을 밝혔을 뿐만 아니라 신속하게 행동할 것을 밝혔다며 환영했습니다.

Casey: Glad to hear that they are on record again as saying not only do they support and intend to fulfil their obligations under the February 13 agreement, but that they intend to do so quickly.

북한 외무성은 지난 13일에 6자회담 합의를 이행하려는 북한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풀렸다는 게 증명되면 핵동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케이시 부대변인은 이제 핵심은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서 풀린 돈의 처리를 은행들과 마무리 짓고, 다음 단계의 행동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 돈 2천5백만 달러를 미국이 틀어쥐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을 일축했습니다. 북한 계좌들이 이미 다 풀린 만큼, 이 문제를 마무리 짓는 것은 전적으로 북한의 몫이라는 설명입니다.

Casey: We think there is every reason that they should be able to do so.

반면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던 계좌들이 풀린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0일 미국이 내놓은 해법이 북한의 정상인 국제금융거래를 담보하는 방식이었다면 북한의 핵동결조치는 벌써 이뤄졌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이런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마이클 그린 전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지난 18일 미국 전략국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정상적인 국제금융거래를 하기 위해 북한이 해야 할 일들이 뭔지 미국이 일러줄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Green: Treasury has backed off a bit in their work around the world asking banking centers not to take N. Korean money or to scrutinize it carefully but the effect is there.

“전에는 미국 재무부가 세계 금융 중심지들을 돌아다니며 북한 돈을 받지 말라거나 심사를 철저히 하라는 요청을 했는데, 요즘에는 뜸한 편입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불법자금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않는 한, 국제금융사회는 북한과의 거래에 대해 계속해서 몸을 사릴 겁니다.”

그린 전 국장은 북한이 외교협상에서 듣고 싶은 것만 들은 뒤 합의가 이뤄졌다고 발표하고 이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당초 합의를 벗어나 더 많은 걸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lingner: (It's not just N. Korea not understanding how to get its cash.)

“북한이 국제금융체제를 잘 이해하지 못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서 돈을 찾아가지 못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서 돈을 찾아갈 방법이 나온 뒤에도, 북한은 금융제재를 풀기 위해 추가적인 요구를 계속 들고 나올 겁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이 애초에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북한의 불법자금까지 풀어주기로 약속한데도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