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개성공단 문제가 어떻게 규정돼 있는지를 놓고 미국과 남한이 미묘한 시각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측의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개성공단이 명시돼 있지 않다며, 이 문제는 미국과 남한이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에서 장기적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미국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웬디 커틀러 무역대표부보는 5일 한미경제연구소가 주최한 오찬연설에서, 지난 2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에는 개성공단 제품에 관세 혜택을 줄지에 관해 명시적인 조항이 없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Cutler: (The word Kaesong does not appear in our agreement.)
“개성공단이라는 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다만 역외가공지역 문제를 검토하는 과정이 담겨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과 남한은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를 만들어서 한반도가 역외가공지역을 만들어 발전시킬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는지 검토하기로 합의한 겁니다.
이 위원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지 1년 뒤부터 매년 열립니다.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 노동과 환경기준 등이 충족돼야 하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은 위원회에서 정할 겁니다. 기준이 완성되고 나면 특정 역외가공지역이 이 기준을 충족하는지 위원회가 심사해야 합니다.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역외가공지역으로 확정되기 위해서는 미국과 남한의 의회에서 인준을 받아야 합니다.”
앞서 남한 정부는 지난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타결을 발표하면서, 개성공단 제품과 같이 북한의 남북경제협력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미국시장에서 남한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남한 청와대도 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부속서에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라는 구체적인 장치가 명시돼 있어, 앞으로 개성공단 제품이 미국에서 특혜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의 규모, 참가자, 개최지 등과 관련해 커틀러 수석 대표는 앞으로 미국과 남한이 만나 정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역외가공지역이 갖춰야 할 노동기준에 임금지불 방식도 포함돼 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명시돼지 않은 다른 기준을 추가할지 여부는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동안 미국측은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북한 당국을 통해 임금을 받고 있어 결과적으로 임금을 착취당하고 있다고 지적해왔습니다. 남한 기업들이 달러로 임금을 건네지만, 북한 당국이 암시장 환율에 크게 못 미치는 공식 환율을 적용해 북한돈으로 바꿔서 노동자들에게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북한당국이 각종 명목으로 떼는 돈이 많아 개성공단 노동자들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