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남한 드라마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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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최영윤

지난 2002년 겨울추위가 한창이던 1월, 남한의 KBS 방송국에서 방영한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제곡입니다. 고등학생 시절 첫사랑과의 아픈 이별과 극적인 재회 등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감미로운 배경음악과 어우러지면서 특히 많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드라마입니다.

남녀 주연배우인 배용준, 최지우는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이름을 날리며 일약 ‘한류스타’ 반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겨울연가’가 촬영됐던 곳 가운데 하나인 춘천의 남이섬은 한류스타들 때문에 한국을 찾은 해외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가 됐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겨울연가’ 가 북한에서도 인기를 모으고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02년 탈북한 김모씨입니다.

김모씨: (기자: 겨울연가를 북한에서 보신 건가요?) 네 (기자: 배우는 누군지 아세요?) 배용준이요

이들 북한주민들이 ‘겨울연가’를 비롯한 남한 드라마를 즐겨 보는 이유는 재미있고 사실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모씨: 사랑, 생활, 사람사는데 기본이잖아요. 정치적인 거 다 떠나서...그래서 재미있으니까 보는 사람 많다.

사람 사는 얘기와 정치적이지 않다는 것 이것이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 비디오가 급속히 퍼져가는 이윱니다. 이들 남한 드라마의 영상물은 최근에 먹을 것을 구하러 중국을 드나드는 북한 주민들이 많아지면서 중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김모씨: 다봐요. 다. 끼리끼리는 다 봐요. DVD로 봐요. 외화상점에 가면 그런 거 파는 기계가 있어요.

북한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 TV 채널이 잡혀 아예 버젓이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한국 드라마를 즐기고 있다고 김씨는 전했습니다.

김모씨: 저렇게 사는구나. 집도 저렇게 고운 집에서 사는구나. 가고 싶구나...우리도 저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도 저렇게 됐으면 좋겠다.

문화는 북한처럼 폐쇄된 사회를 가장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힘입니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북한을 겨냥한 외부 단파 라디오 방송을 문화침투라면서 이례적으로 노동 신문의 사설을 통해 비난한 바 있습니다. 남한 드라마는 남한의 일상 생활이 그대로 보여지기 때문에 이에 위협을 느낀 북한 당국은 더욱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철환 북한 민주화 위원회 부위원장의 말입니다.

강철환: 2003년 북한 청진시를 비롯한 주요도시에서 영상물을 불법복제해서 전파한 북한 청년들이 공개처형됐다는 사실이 2-3건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단속나온 보위부 요원들조차 압수한 DVD를 몰래 돌려 볼 정도로 남한 드라마의 파급력은 대단하다고 강 부위원장은 전했습니다.

강철환: 김정일 정권은 남한 드라마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한 드라마를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북한 당국의 단속은 강화됐지만 그 실효성은 미지수입니다.

강철환: 막을 수 있겠어요? 볼 놈은 다 보지.

북한 주민들은 남한 드라마를 보는 재미에 또 이를 통해 남한을 하나둘씩 알아가는 재미에 이미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