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지친 북 여성 흡연 증가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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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에 지친 북 여성 흡연 증가 북한의 한 여성이 지게로 나무를 나르고 있다.
/REUTERS

앵커: 북한에서는 한 가정의 생계를 대부분 여성들이 책임지고 있습니다. 최근 수년동안 이어지는 극심한 생활고로 희망을 잃은 북한여성들속에서 흡연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행정간부 소식통은 22일 “본래 우리나라 남성들은 거의가 담배를 피우는데 반해서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면서 “그런데 요즘들어 여성 흡연자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생활고에 지친 여성들이 앞날에 대한 희망을 잃고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극심한 압박감에 시달리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 도당이 개최한 도급기관 책임일꾼회의에서 도검찰소장이 신의주시에만 담배를 피우는 여성이 3000명을 넘는다는 발언을 했다”며 “회의에 참가했던 간부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해 듣고 정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신의주시 인구가 30만 명 좀 더 되는데 그 절반이 여성이라고 볼 때 전체 여성인구의 2%가 담배를 피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 시기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이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고 반면에 담배를 안 피우는 남성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었는데 작년에 금연법이 채택된 후 공공장소와 공공기관들이 금연장소로 지정되었다”며 “담배의 해독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담배를 끊는 남성들이 늘고 있는데 오히려 여성들속에서 흡연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솔직히 나도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날이 갈수록 살아가기 더 어려워지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여성들이 오죽이나 속이 타면 안 하던 담배를 찾겠는가”고 반문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여성주민 소식통은 24일 “나이 많은 로인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는 경우는 간혹 있지만 젊은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사회적 비난을 받을 행위에 속한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솔직히 담배는 물론 마약을 하는 여성들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마약을 하는 여성들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담배를 피우는 것은 더 최근의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심지어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여학생들중에도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이 있다”며 “작년에 우리 딸이 다니는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된 여학생들을 무대에 세우고 사상투쟁을 벌렸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내 친구중에도 남들모르게 담배를 피우는 여성이 2명 있는데 이들이 이전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었다”며 “두 친구 모두 생활형편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속상할 때 담배를 피우며 마음을 달랜다는 의미에서 담배를 ‘속풀이 초’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는데 살기 막막하고 앞날이 보이지 않는 여성들이 답답한 마음에 담배를 피우는 것 같다”며 “조선의 많은 여성들을 절망의 나락에 빠뜨린 김정은과 노동당은 이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탈북민으로 서울사이버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이지영 교수는 “가부장적인 북한사회에서 담배는 남성들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인식돼왔었다”며 “여성인 내가 생각하기에도 북한에서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을 알면서도 여성들이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여성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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