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6자회담 실무그룹 협상 어려움 많다” - 대니얼 스나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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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타결됨에 따라 3월부터 구체적인 현안논의를 위한 워킹그룹, 즉 실무작업반 회의가 본격적으로 열립니다. 그러나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아태문제 연구소의 대니얼 스나이더(Daniel Sneider) 부소장은 향후 실무그룹 협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변창섭 기자가 스나이더씨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대니얼 스나이더(Daniel Sneider) 스탠퍼드대학 부설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부소장 - RFA PHOTO/최병석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대니얼 스나이더(Daniel Sneider) 스탠퍼드대학 부설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부소장 - RFA PHOTO/최병석

당장 3월부터 북미 관계정상화 문제를 논의할 실무회의를 비롯해 5개 실무그룹 회의가 잇따라 열리게 되는데, 협상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Sneider: 상당히 어려운 협상이 될 것 같다. 우선 어떤 급의 사람들이 실무그룹 협상을 벌일지도 모르겠다. 북한도 과거 이런 식의 실무그룹에 사람을 보낸 전례가 없다. 6자회담 합의문을 봐도 실무그룹 회의를 어떤 식으로 한다는 것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이를테면 실무그룹 회의간의 관계나 업무조정이라든가 어느 한 실무그룹 회의가 진전을 보고 다른 실무그룹이 그렇지 못할 경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등등 많은 의문이 생긴다. 이런 문제들이 합의문에는 모호하게 나와 있다. 아마 모호하게 표시된 데는 좀 더 정확하게 기술하면 협상이 깨질 수도 있다는 측면도 고려한 것 같다.

이번 합의문을 보면 앞으로 60일 이내 북한이 핵폐기 초기 단계에서 취해야 할 조치와 그에 따른 상응조치가 비교적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은가?

Sneider: 우선 지금부터 향후 60일까지 가는 과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60일 이내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무그룹 회의를 여는 문제도 그렇고, 특히 북한의 핵시설 목록을 작성하는 문제도 그렇다. 북한이 60일 안에 핵목록을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도 이번 합의문에는 나와있지 있다. 합의문을 보면 북한은 초기 단계에서 핵목록을 '논의'(discuss)한다고만 돼 있다. 무슨 뜻이냐 하면 북한측이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정식으로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인데, 도대체 구체적으로 언제 그러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북한이 초기 단계에서 핵목록에 관해 논의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다음 단계에 가서 그러겠다는 건지 말이다.

북한은 핵폐기 초기 조치 이후 다음 단계에서 모든 핵계획을 신고하고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 조치를 취하도록 했지만 이것도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Sneider: 그렇다. 다음 단계는 시한도 없다. 이번 합의문을 보면 다음단계의 시한이 몇 달이 될지 몇 년이 될지 명확하지가 않다. 또 핵목록 발표 이후 무엇을 어떤 순서로 주고받을지도 문제다. 95만톤 상당의 에너지를 북한이 핵목록을 제출할 때 주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핵시설을 해체할 때 주겠다는 것인지, 또 이 두가지 요소간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정할지 등도 협상해야 할 과제다. 이번 합의에 원칙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협상해야 할 세목이 굉장히 많다는 뜻이다. 미국은 북한이 앞으로 이 모든 협상에서 약자가 아닌 강자의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음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내 일각에서 이번 합의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이 핵폐기 초기 단계에서 얻을 게 별로 없다는 식으로 변명하고 있는데.

Sneider: 그렇지 않다. 부시 행정부가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은 대목중 하나를 예로 들겠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이 초기에 핵폐기 이행조치를 취할 경우 얻게 될 보상이 기껏해야 5만톤의 중유가 최대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측 입장에서 보면 중유 5만톤은 초기 단계에서 최소치의 보상에 불과하다. 북한측에겐 그것 말고도 2가지 중요한 혜택이 있다.

하나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금융제제를 풀어주는 것이다. 미국은 이번 합의서 나온 뒤 30일내에 풀어주도록 돼 있다. 그 대상은 마카오에 있는 방코델타아시아은행의 북한 동결계좌가 되겠지만, 함축적으론 북한과 거래중단에 나선 전세계 다른 은행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있다. 즉 방코델타아시아은행측이 북한 계좌를 풀어주면 다른 은행들도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건 북한에게는 커다란 혜택인 것이다.

북한이 받게될 또다른 혜택이란 남한의 지원을 말하는 것인가?

Sneider: 맞다. 북한은 작년 7월 북한이 미사일을 실험발사한 뒤 남한이 중단했던 쌀과 비료의 지원을 재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에겐 굉장이 중요한 문제다. 특히나 농작물에 비료가 가장 필요되는 봄철 파종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다음으론 남한의 대북 식량지원이다. 북한 입장에서 볼 때, 봄철은 겨울철 식량 공급량과 올 가을 수확기까지에 식량이 가장 부족한 때라서 남측의 식량지원은 상당히 긴요합니다. 따라서 남한 정부가 식량과 비료 지원재개를 공식화할 경우 이는 북한에게는 막대한 혜택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도 미국 정부가 북한이 초기 핵 폐기 대가로 고작 5만톤의 중유를 얻는 게 고작이라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워싱턴-변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