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결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합의문에는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을 위한 실무그룹, 즉 실무작업반을 구성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자문관은 이같은 실무작업반은 정치논리를 벗어나 합리적인 경제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세계은행에서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총재의 수석자문관을 지내면서 북한경제를 담당했던 브래들리 뱁슨 (Bradley Babson)씨는 그동안 북한과 국제사회의 경제협력에 관한 각종 연구사업에 참여해 왔습니다. 뱁슨 전 자문관은 세계은행 가입 문제를 놓고 북한측과 오랫동안 접촉하기도 했습니다.
뱁슨 전 자문관은 21일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6자회담 타결 이후 북한의 경제개혁 방향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습니다. 뱁슨 전 자문관은 북한이 주체사상을 근거로 경제 자립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에너지와 식량을 외부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외국 자본과 경제지원이 막힘없이 흘러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3일 6자회담에서 타결된 합의문은 북한에 대한 지원을 담고 있지만 핵폐기 조치들에 대한 정치적 보상에 그칠 뿐 북한 경제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풀지는 못하고 있다고 뱁슨 전 자문관은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6자회담에서 합의된 대로 북한의 경제. 에너지 지원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작업반이 가동되면 정치 논리만 따를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경제지원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뱁슨 전 자문관은 주장했습니다.
Babson: (The light water reactor project, enormous resources went into that, hindered rather than helped the economic reform needs in N. Korea.)
“지난 1994년 미국과 북한이 맺은 기본합의에 따라 이뤄진 경수로 건설사업은 엄청난 자원이 투입되기는 했지만 북한의 경제개혁을 돕지 못하고 오히려 방해했습니다. 당시 경수로 사업에 모두 5십억 달러가 들어갈 계획이었는데, 이 돈을 북한의 경제개혁에 쓸 생각이었다면 경수로 사업은 시작되지 않았을 겁니다. 이번에 대북 경제 에너지 지원을 위한 실무작업반이 가동되면 경제논리에 따라 지원계획이 작성돼야 합니다. 경제논리를 따른다 해도 정치적인 목표를 달성하는데 문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경제논리를 무시할 경우 엄청난 자원이 낭비될 뿐만 아니라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정치적 거래가 오래 지속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뱁슨 전 자문관은 대북 경제 에너지 지원을 위한 실무작업반에서 구체적인 이행계획과 비용분담을 놓고 협상하는 과정에서도 정치적인 거래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경제적으로 실천가능한지가 주된 관심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뱁슨 전 자문관은 대북 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나면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도 큰 과제로 떠오르는 만큼, 자금과 인력관리 면에서 국제적인 기준에 맞는 새 기준이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 13일 발표된 6자회담 합의문에 따르면 북한은 60일 안에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받아야 하며 그 대가로 중유 5만 톤 상당의 경제지원을 받게 됩니다.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이행하고 핵개발 계획을 모두 신고할 경우 추가로 중유 95만 톤 상당의 경제, 에너지, 혹은 인도적 지원을 받게 됩니다. 북한에 대한 지원은 30일 안에 가동될 경제 에너지 지원 실무작업반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는데 의장국은 남한이 맡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