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핵시설 불능화, 유지보수 중단이 관건

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북한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 조치들이 낮은 수준에 머물더라도, 유지 보수 활동이 확실히 중단된다면 불능화의 효과가 클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북한은 올연말까지 영변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 조치를 모두 끝내기로 미국과 합의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두 달밖에 없기 때문에, 내용이 간단하면서도 방사능 누출 위험이 적은 조치들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원자로의 경우 핵 연료봉을 빼내 냉각조에 보관해서 다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과 원자로의 제어봉을 빼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장치들도 제거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핵 재처리 시설과 핵연료 공장에 대해서는 주요 설비나 공정과정 일부를 제거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조치들이 이뤄질 경우, 북한이 핵시설을 복구하는데 반년에서 일 년 정도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 연구소의 올브라이트 소장은 그러나 북한이 유지 보수를 중단하기로 합의하느냐에 따라 불능화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Albright: (If you stop the maintenance, things will start to break and you will lose confidence.)

"유지 보수 활동을 멈추면 핵시설에 고장이 생기기 시작할 겁니다. 고장이 생기더라도 무엇이 문제인지 금방 알아내기도 어렵습니다. 북한이 핵시설을 재가동하더라도 고장의 원인을 찾아내는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따라서 유지 보수 활동의 중단은 강력한 불능화 조치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 94년 북미 기본합의에 따라 북한이 핵시설을 동결했을 당시, 유지 보수 활동도 중단됐었다면, 기본합의가 깨지자마자 북한이 쉽게 핵시설을 재가동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올브라이트 소장은 덧붙였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핵시설의 유지 보수 활동에 대해 어떤 합의를 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미국의 비핵화팀이 오늘 북한을 방문해 영변 핵시설에서 10개 정도의 불능화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힐 국무부 차관보도 핵시설 불능화에 관한 분명한 계획이 있으며, 북한 측과의 의견차이도 대부분 해결됐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