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뉴스와 화제의 인물을 통해 현안을 좀 더 깊게 알아보는 뉴스 초점 시간, 오늘은 지난 1994년 미국과 북한의 핵협상에 참여했던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으로부터 북한의 핵동결 문제에 대한 견해를 들어봅니다. 지난주말 북한 방문을 마친 IAEA, 국제원자력기구 실무대표단은 북측과 영변 핵시설 폐쇄를 검증. 감시하는 방식에 대해 합의했습니다. 조엘 위트(Joel Witt)씨는 국제원자력기구가 지난 94년 북미 기본합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폐쇄를 검증. 감시해본 경험이 있는 만큼, 북측과 별다른 마찰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실무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한다고 했을 때, 과연 북한과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 대표단에게 영변 핵시설을 순순히 다 보여주고, 핵시설 폐쇄를 검증 감시할 방법에 대해서도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협조적으로 나온 배경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I'm not really surprised that they cooperated.
북한이 협조적으로 나온 건 놀랄 일이 아닙니다. 북한은 지난 2월 6자회담 합의에서 핵동결을 이미 약속했고, 이 부분만큼은 합의를 이행하는 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와 북한은 이미 지난 1994년 북미 기본합의에 따라 핵시설 폐쇄와 감시를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별 어려움이 없었을 겁니다.
일각에서는 영변 핵시설 폐쇄 조치의 구체적인 범위와 내용을 놓고 국제원자력기구와 북한이 실랑이를 벌이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됐었습니다. 특히 핵시설 폐쇄가 단순히 전원을 끄는 걸 의미하는지 아니면 다른 추가 조치를 동반하는 것인지가 분명치 않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I really think this is not an issue.
그것도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지난 94년 북미 기본합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이 8년 동안이나 폐쇄됐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추면 됩니다. 기술적으로 복잡한 사항이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시설의 가동을 중단하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핵시설을 불능화 하거나 해체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과거와 전혀 다른 수준의 핵시설 폐쇄를 요구한다면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 그런 얘기는 2.13 6자회담 합의에 나와 있지 않거든요. 미국이나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도 이 부분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핵시설을 폐쇄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과 감시를 받더라도, 언제 어떻게 마음을 바꿀지 모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난 2002년에도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 감시단을 추방시키지 않았습니까?
The key issue, I guess, will be whether negotiations in Beijing continue.
그런 위험은 국제원자력기구가 어느 나라를 상대하더라도 늘 각오해야 하는 겁니다.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계속 받아들이는 데는 6자회담 협상의 지속 여부가 관건입니다. 6자회담이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북한이 언제까지 인내심을 보일지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미국은 지난 몇 달 동안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로 6자회담 합의이행이 늦춰진 만큼, 핵협상에 속도를 더 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북한이 여기에 적극적으로 따라줄지 의문입니다. 북한이 핵동결 단계를 마치고 나면, 2.13 합의 사항들에 대해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If you look at the agreement, it's very vague.
2.13 합의를 보면, 내용이 아주 모호합니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정상화에 대해 분명한 합의가 없고, 경수로를 비롯한 대규모 대북 에너지 지원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모호한 합의를 빌미로 북한이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거나, 재협상을 요구해도 충격적인 일은 아닙니다. 저는 북한이 경수로를 지어달라는 요구를 들고 나올 거라고 보는데요, 이런 요구를 막을 방법은 없고 다시 모호한 방식으로 처리하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북한의 입장은 핵시설을 불능화하고 해체하는 중대 결단을 내리기에 앞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대북 지원에 관한 종합계획을 듣고 싶다는 겁니다.
북한이 핵동결을 마치고 나면, 고농축 우라늄 계획을 비롯한 모든 핵개발 계획을 신고하는 문제가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 단계에서 북한이 경수로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I would not assume the N. Koreans are just going to come clean on the HEU program.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계획에 대해 순순히 사실대로 밝히지는 않을 겁니다. 북한은 미국이 이 문제를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싶어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걸 요구하고 나올 겁니다. 북한이 정확히 어느 단계에서 경수로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할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만, 지금보다 더 자주 이 문제를 언급할 것은 분명합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폐기해야 경수로에 대해 얘기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인데요, 북한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해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