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최영윤 choiy@rfa.org
아프간에서 피랍된 한국인 인질중 한명이 탈레반에게 또 희생돼 남한 사회는 충격과 분노에 빠졌습니다. 인질을 잡고 있는 탈레반과의 협상을 위해 대통령 특사까지 현지에 파견된 상황에서 추가 희생자가 발생해 남한 국민들이 받는 충격은 더 큽니다.
한국인 인질의 피살 소식이 전해진 건 한국 시간으로 31일 새벽 1시40분쯤!
외신을 통해 처음으로 추가 피살 소식이 전해지면서 희생자로 추정된 심성민 씨 가족들은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심성민 씨 아버지입니다.
심진표 - 심성민 씨 아버지: 확인된 것도 아니고 정부가 확인해주길 바라고 있고, 지금 심정은 피랍된 자녀들 22명이 모두 협상이 잘 돼서 무사히 귀국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피살 소식이 전해진 뒤 13시간 정도 지나 정부는 공식 발표를 통해 심성민 씨의 피살을 확인했습니다.
조희용 외교부 대변인: 아프간에서 피랍된 우리 국민중 심성민 씨가 7월 31일 희생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아프간에서 희생된 심성민 씨는 올해 29살 청년으로 서울에 있는 IT 관련 업체에서 근무하다 뜻한 바가 있어 농업전문대학원을 준비하기 위해 최근에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할아버지가 항일운동을 했던 독립운동가이기도 한 심성민 씨는 봉사활동에 앞장서왔으며 교회에서는 장애학생들을 맡은 교사로 활동해왔습니다. 아버지가 전하는 아들 심성민 씨의 모습입니다.
심진표 - 심성민 씨 아버지: 봉사하기를 잘하고 어려운 자나 몸이 불편한 장애자 그런 사람들을 돕는데 누구보다도 앞장선 그런 자식이었다.
심성민 씨 가족들은 앞서 희생된 배형규 목사 가족과 마찬가지로 심 씨의 시신을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해 아프간 현지에 대통령 특사까지 파견된 상황에서 추가 희생자가 발생하자 남한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성명에서 앞으로 추가 희생자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탈레반측이 요구하는 조건은 남한 정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라면서 밝혔습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 지금 납치단체는 우리 국민들의 석방 조건으로 수감자 석방과 맞교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우리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아프간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단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탈레반측은 하지만, 심성민 씨를 살해한 직후에 아랍권 TV인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임현주 씨를 포함한 한국인 여성 인질의 모습을 공개하고 인질 석방을 원한다면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이행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이 모습을 본 가족들은 딸들이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에 감사했지만 안보느니만 못했다며 애타는 심정을 호소했습니다.
시민들은 애타는 가족들을 보며 안타까와하고 탈레반에 대해서는 분노를 나타냈습니다.
시민 인터뷰: 우리나라 국민은 다 마찬가지겠지. 다 분노가 치밀지. 어쨌든간에 사람을.... “해도 너무하지요. 도와주러 간 사람들을 그랬으니까...
탈레반 측에서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프간 정부와 연합군에 잡혀들어간 동료들과 한국인 인질을 맞교환하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프간에 군대를 파견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은 탈레반측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대통령 특사가 아프간 현지에 머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질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첫 희생자인 배형규 목사의 시신은 30일 한국에 도착해 배 목사가 평소에 치료를 받던 병원에 안치됐습니다.
배 목사 유가족은 남은 피랍자들이 모두 안전하게 석방될 때까지 추모행사나 장례식을 하지 않겠다면서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했습니다. 고 배형규 목사 형 배신규 씨의 말입니다.
배신규, 고 배형규 목사 형: 고인의 장례 일정은 피랍자들이 전원 석방된 이후에 시작할 예정이며 그때까지 고인에 대한 일체의 추모행위는 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