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의회포럼(APPF)에 참석중인 남한 대표단은 북한을 이 의회포럼에 참석은 하되 투표권이 없는 옵서버, 즉 ‘입회인’ 자격으로 초청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반대해 성사되긴 힘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태평양의회포럼 연례회의 의장국인 러시아의 세르게이 미로노프 상원의장은 25일 남한 대표단이 북한을 이 의회포럼의 ‘입회인‘ 자격으로 초청할 것을 제안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미로노프 의장은 남한 측의 제안에 대해 “러시아는 지지하지만, 일본 대표단은 과연 그 같은 조치가 필요한지 의심을 나타내며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로노프 상원의장은 의회포럼에 북한을 ‘입회인‘ 자격으로 초청하기 위한 공식적인 요청을 해야 할 지에 대해 의회포럼 회원국들의 반응을 살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입회인‘ 자격으로 이 의회포럼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27개 회원국 가운데 어느 한 나라도 반대하면 안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협력 지원에 대해 남한과 러시아는 미국과 일본 보다 훨씬 더 호의적인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러시아의 고위관리들은 북한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강경한 대응을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해왔습니다.
일본이 북한의 ‘입회인’ 자격 참가제안에 반대에 나선 데는 현재 북한과 일본간에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납북 일본인 문제 때문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70년대와 80년대 사이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문제를 북한 측이 해결하지 않고선 북한과의 외교 정상화는 물론 경제적 지원은 없다고 거듭 천명한 바 있습니다.
일본의 아소 타로 외상은 지난 12월에 열린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설령 북한이 6자회담에서 핵을 포기하는 긍정적인 상황이 온다고 해도 일본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소 외상은 북한에 대한 지원은 어디까지나 일본인 납치 문제의 해결을 전제로 할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기존 방침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아시아태평양의회포럼(APPF) 연례회의에서 북한을 ‘입회인‘ 자격으로 초청할 것을 제안한 남한의 임채정 국회의장은 앞서 22일 이 포럼의 정치안보 분과회의에서 ‘북한의 핵 문제와 동북아시아 평화증진 방안’을 주제로 연설을 했습니다. 임채정 국회의장은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임 의장은 또한 북한 핵 관련 6자회담 참가국의 양보와 협력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과 6자회담 참가국 의회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아시아태평양의회포럼은 지난 1991년 안보 문제와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 관계를 비롯해 환경과 인권 문제 등을 아우르는 안건을 놓고 토의하기 위해 구성되었습니다. 아시아태평양의회포럼에는 현재 27개 국가들이 회원국으로 있습니다. 나흘간 열린 이번 의회포럼에서 회원국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또한 이 의회포럼은 회원국들에 지난 10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핵 실험 이후 채택한 대북결의안의 제재 내용을 충실히 이행해 줄 것도 촉구했습니다.
워싱턴-김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