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이번 주 들어 갑자기 주민들의 외화거래를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은 상점에서 외국 화폐 대신 '바꾼 돈' 표를 사용해 물건을 사야 합니다. 이번 조치의 목적은 대북 제재로 인한 외화난을 타개하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남한언론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22일부터 국내거래에서 외화 사용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모든 외국 화폐에 대한 사용금지령을 22일 예고 없이 발표한 뒤 그날부터 당장 시행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평양을 비롯한 대부분의 도시 상점에서는 상품 가격을 달러로 적어 놓고 팔아왔고, 시장에서도 외화가 공공연하게 거래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 따라 북한주민들은 이제부터 상점에서 물건을 사려면 달러, 유로, 위안, 엔 등 외국 화폐를 당국이 지정한 거래소에 가서 '바꾼 돈' 표로 교환한 뒤 사용해야 합니다.
이번 조치의 목적은 주민들이 개인적으로 숨겨두고 있는 막대한 외화를 거둬들여 미국의 금융압박과 유엔의 대북 제재 등에 대처하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북한내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외화를 흡수해 정부의 외화부족을 해결하겠다는 겁니다. 지난 2005년 9월 북한의 불법 금융행위에 대응한 미국 재무부의 조치 이후 북한은 해외은행들과의 거래가 어려워지고 정상적인 무역도 힘들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함께 유엔의 대북 경제제재도 북한이 각종 불법행위에서 거둬들이는 외화수입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가 발표되자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외국돈의 시세가 크게 출렁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달러당 3200원 대에서 있던 환율이 이번 조치가 발표되자 달러당 2800원대로 뚝 떨어졌고, 중국 위안화 환율도 1위안에 420원에서 360원 정도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조치가 취해지기 전에 비해 외국돈의 가치가 크게 줄어든 겁니다.
그러나 외화를 선호하는 북한주민들이 마음이 쉽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미 지난 1998년까지 '바꾼 돈' 제도를 운영했으나, '바꾼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 값이 터무니없이 높게 매겨져 사는 사람이 없자 결국 폐지한 바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는 주민들은 이번 조치가 얼마나 오래 갈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은 동아일보에 전했습니다.
남한의 정부 관리도 AFP 통신과의 회견에서 이번에 새로 도입된 ‘바꾼 돈’ 제도가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관리는 보도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해줄 수는 없으나, 설령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북한 주민들은 당국에 외화를 갖다 바치기보다는 장롱 속에 감춰두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의 이번 조치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에게 달러로 지불된 임금을 물물교환권으로 바꾸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 남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은 이미 남한 돈으로 가격이 정해져 있어서 큰 가격 상승이 없을 전망입니다. 그러나 금강산이나 다른 북한 지역을 방문하는 남한 사람들은 외화를 '바꾼 돈'으로 교환해 지불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