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 “HSBC가 위폐 감식 대리해”

북한의 돈세탁과 달러 위조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미국의 금융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 은행은 과거 거액의 돈을 맡아달라는 북한의 요청이 있을 경우 세계적인 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에 위조달러 감식을 의뢰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북한산 위조달러의 감식을 외부에 의뢰했었다는 사실은 어떻게 밝혀진 겁니까?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변호를 맡고 있는 미국 법률회사 헬러 어만 (Heller Ehrman)이 작년 10월 미국 재무부에 보낸 편지에서 밝혀진 내용입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측은 이 편지에서 북한의 돈세탁과 달러위조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벗기 위해 그동안 어떤 개선조치를 취했는지 설명하고, 일부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해명자료를 내놓았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북한산 위조달러의 감식을 외부에 의뢰했었다는 내용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위조달러 감식을 의뢰했다는 겁니까?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거액의 예금이 들어올 경우 계좌에 입금해 주기에 앞서 세계적으로 이름난 홍콩상하이 은행(HSBC)의 뉴욕지점에 위조 지폐 감식을 요청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계좌들은 대부분 거액 계좌로 간주됐기 때문에 북한측이 돈을 맡아달라고 할 경우 역시 뉴욕에 먼저 보내 위조 지폐 감식 절차를 거쳤다는 겁니다. 홍콩상하이 은행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규모가 너무 작아서 달러를 대량으로 감식할만한 최신 장비나 기술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북한측이 입금한 돈에서 위조달러가 적발된 사례가 있었습니까?

홍콩 상하이 은행이 적발한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위조 달러를 발견한 사례는 있었습니다. 지난 1994년에 두 차례 위조 달러가 발견돼서 마카오 경찰과 금융당국에 보고했다는 건데요, 이 사건에 연루된 일부 고객이 경찰에 의해 기소됐습니다. 그러나 다른 용의자는 중국으로 달아나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이 두 사건의 용의자들이 북한과 관련됐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당시 언론들은 북한인 두 명이 위조지폐가 섞인 18만 달러를 이 은행에 맡겼다가 적발돼 체포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은행이 미국 재무부의 금융제재를 받게 된 데에는 홍콩상하이 은행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볼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005년 9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북한의 돈세탁과 달러위조에 연루된 혐의로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고 미국 금융기관들이 이 은행과 거래를 못하도록 하는 행정규제안도 발표했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주장하는 대로 북한산 위조달러가 적발된 사건이 단지 두 차례밖에 없었고 모두 당국에 보고됐다면 미국 재무부가 이런 조치를 취할 이유가 없겠죠. 위조달러 감식을 대신 해준 홍콩상하이 은행과의 협조관계에 뭔가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이와 관련해 홍콩상하이 은행측은 개별 고객 문제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면서, 돈세탁 행위 단속을 중요한 문제로 간주하며 관련 내부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인터네셔널 헤럴드 트리뷴 신문에 밝혔습니다. 미국 재무부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과 홍콩상하이 은행의 관계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사안인 만큼 논평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