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미국이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를 통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 자금을 송금해주기로 한 데 대해, 미국 의원들뿐만 아니라 각계 보수 인사들이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어떤 인사들입니까?
그동안 대북 강경책을 주장해온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습니다. 북한 인권 운동가들도 미국의 결정을 비판하고 있는데요,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대 회장과 데브라 리엥 펜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이사 등이 있습니다.
우선 존 볼튼 전 대사의 주장을 알아보죠. 무엇이 문제라는 겁니까?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자금이 불법행위에 물든 돈이라는 게 제일 큰 문제입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자금 2천5백만 달러 가운데 적어도 절반이 불법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도 지난 3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행정규제를 확정 발표하면서, 이 은행이 북한의 달러 위조와 돈 세탁 심지어 대량살상무기 거래에도 연루됐다고 밝혔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12일 미국 뉴욕 선 신문과의 회견에서 미국 국무부가 북한의 압력에 굴복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먼저 해결되면, 지난 2월 6자회담에서 약속한 대로 핵동결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는데, 미국이 여기에 굴복했다는 겁니다. 볼튼 대사는 그러나 북한이 6자회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들 인사들은 특히 미국의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은행을 북한자금 송금과정에 투입한다는 계획에 반발하고 있죠?
그렇습니다. 사실 불법행위에 물든 북한 자금을 풀어주기로 한 미국 정부의 방침에 대해서는 보수인사들의 비판이 전에도 있었는데요, 이번에 미국 정부가 뉴욕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북한자금의 송금 중계를 돕도록 한 결정이 새로운 비판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존 볼튼 전 대사는 미국 정부가 처음에 미국의 민간은행을 이용하려 했던 계획도 문제였는데, 거기다 연방준비은행까지 동원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자유연대의 수잔 숄티 회장도 뉴욕 선 신문과의 회견에서 연방준비은행이 북한자금의 송금을 돕게 하겠다는 발상에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숄티 회장은 미국이 나서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불법자금을 세탁해줄 방법을 찾아주는 셈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더군다나 북한이 미국 달러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은 예상 밖이라는 반응입니다.
미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에만 골몰하느라 인권문제를 등한시한다는 지적도 있죠?
그렇습니다. 그간 미국내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적극 힘써온 숄티 회장은 미국이 북한 핵문제에 집중하다가 그만 덫에 걸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서 2천5백만 달러를 되돌려 받으면 북한주민들을 위해 쓰겠냐는 겁니다.
오히려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인권을 탄압하는데 힘을 보태줄 뿐이라고 숄티 회장은 지적했습니다. 데브라 리엥 펜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이사는 6자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도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리엥 펜톤 이사는 6자회담 합의에 따라 미국과 북한이 관계정상화를 논의하기 시작했는데, 어떻게 주민들을 고문하는 나라와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냐고 반문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