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있는 북한 돈 2천5백만 달러를 송금하는 문제가 쉽사리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평양 대동신용은행을 인수할 예정인 영국의 투자자문회사가 이 돈의 일부는 자기 것이라며, 중국은행에 송금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는 북한 돈 2천5백만 달러 가운데 7백만 달러가량은 북한의 유일한 외국계 합작은행인 평양 대동신용은행의 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은행을 인수할 예정인 영국 투자자문회사 ‘고려아시아’의 콜린 맥아스킬 (Colin McAskill) 회장은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평양 대동신용은행의 돈이 무단으로 중국은행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송금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적 대응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아스킬 회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마카오 금융당국에 두 차례에 걸쳐 편지를 보냈으나 아직까지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맥아스킬 회장은 지난해 평양 대동신용은행의 지분을 최대 70% 인수하기로 은행 대주주들과 합의한 뒤, 이 은행의 대외 협상을 맡아왔습니다.
맥아스킬 회장의 법적 대응방침은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26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며칠 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한 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주 미국과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던 북한 돈 2천5백만 달러 전액을 중국은행 베이징 지점의 북한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보내기로 합의했습니다. 북한은 이 돈을 돌려 받으면 인도적 활동과 교육 활동 같은 북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목적에만 쓰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맥아스킬 회장은 남한 한국경제신문과의 회견에서 예금주가 엄연히 있는데 상의도 없이 미국과 북한이 송금 방법과 돈의 사용 목적을 논의한 것은 금융 상식 밖의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이 돈은 대동신용은행 고객들의 돈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허락없이 마음대로 할 수 없으며, 반드시 대동신용은행 계좌로 들어와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맥아스킬 회장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는 대동신용은행의 돈을 다른 마카오 은행으로 일단 옮긴 뒤 대동신용은행과 환거래 계약을 맺고 있는 다른 은행으로 다시 보내길 원한다고 AP 통신에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송금 작업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미국의 제재조치가 발효되는 4월 중순 이전에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4일 미국 금융기관과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간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규제를 확정하고 30일 후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조치에 따라 미국 금융기관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위해 열어줬던 환거래 계좌를 모두 닫아야 하며 간접적인 방법으로 환거래를 도와서도 안됩니다.
한편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지난 2005년 9월 북한의 불법행위에 연루된 혐의로 미국 재무부로부터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받은 뒤, 마카오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아왔습니다. 마카오 금융당국은 이 은행에 있던 50여개의 북한 계좌를 모두 동결하고 북한과의 거래로 중단시켰습니다. 이 조치로 묶이게 된 북한자금 2천5백만 달러의 3분의 1에 가까운 7백만 달러가 평양 대동신용은행의 돈입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