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에 이어,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조류독감이 번지면서 각국이 비상에 걸렸습니다. 영국에서 조류독감 감염이 처음 확인된 데 이어, 이집트에서 또 다시 조류독감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이진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살펴봅니다.
조류독감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유럽에서 조류독감 비상이 걸렸는데요?
지난달 말 헝가리에서 조류독감에 감염된 거위가 발견된 데 이어, 조류독감 사례가 전무했던 영국에서도 조류독감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 3일 영국 동부 서포크의 칠면조 농장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고병원성 조류독감 바이러스인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농장에서는 칠면조 16여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2천 5백 마리가 집단으로 폐사했습니다. 이에 영국 당국이 정밀 조사를 벌인 결과, H5N1 바이러스로 확인 됐습니다. 영국 정부는 감염된 칠면조에 대한 살처분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영국의 조류독감 발병 확인에 대해, 유럽 국가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유럽 각국은 조류독감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입니다. 러시아는, 조류독감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6일부터 영국으로부터의 가금류를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러시아 동.식물보건 감시기구인 ‘로셀코즈나드조르’는 6일, 성명을 통해, 이번 금수조치는 가금류 먹이, 조류의 사육과 도살에 사용하는 모든 장비, 살아있는 가금류와 산란용 계란, 육류, 열처리를 하지 않은 모든 가금류 제품에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국과 인접한 네덜란드와 프랑스도 자국의 조류독감 발생 위험에 대비해 점검을 지시하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뿐만 아니라, 영국산 가금류를 수입해온 남한도, 영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함에 따라, 영국서 반입돼 검역 중인 종오리 3천 6백여 마리에 대해 검역 불합격 처분을 내렸습니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조류독감이 확산되는 조짐이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달 조류독감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던 20대 여성이 사망한 일이 있는데요, 나이지리아정부는 3일 이 여성의 시신에서 H5N1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0명의 조류독감 사망자를 냈던, 이집트에서도, 또 다시 조류독감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올해로 두 번 째 조류독감 사망자인데요, 이집트 보건 당국은 6일, 계절성 독감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아오다 숨진 17살 소녀가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이집트에서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모두 20명이 조류독감에 감염됐고, 이 중 12명이 숨졌습니다. 이처럼 과거 조류독감에서 비교적 안전했던 유럽과 아프리카에서도 조류독감이 계속 발병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3, 4개월 동안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유엔에서 조류독감을 총괄하고 있는 데이비드 나바로 박사는 최근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철새로 인해, 6월 이전에 지금까지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조류독감 감염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인체감염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유럽과 아프리카 뿐 아니라 그에 앞서 아시아 여러 국가들에서도 조류독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죠?
그렇습니다. 조류독감 안전지대로 꼽히던 일본에서 마저, 올해 들어 4번 째 조류독감이 발생했는데요, 모두 고병원성인 H5N1 바이러스로 확인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조류독감 감염자와 사망자를 가장 많이 낸 인도네시아에서도, 올해 초부터 조류독감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올해만 6명의 조류독감에 걸려, 이 중 5명이 사망했습니다.
더구나,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계속 되는 비로 홍수가 나 20여명이 숨지고 34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요, 유엔 보건관계자들은 홍수로 인해 조류독감 확산이 커질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6일, 미국 기업과의 백신 개발 협력 작업이 끝날 때까지, 조류독감 병원균 표본 등 조류독감 관련 정보를 유럽 내 연구소들에게 더 이상 제공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조류독감으로 인한 국가 이미지 훼손을 우려한 듯 보입니다.
특히, 음력설을 앞두고 대량의 인구이동이 조류도감 확산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 않습니까? 네, 일반적으로 음력설 시기가 되면, 차가운 날씨와 다량의 인구이동으로 인해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강해진다고 합니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음력설을 세고 있는데, 이 시기는 사람뿐만 아니라 닭, 오리 등 가금류의 이동이 가장 많은 시기 중 하나입니다. 베트남의 경우, 지난 2004년 음력설 시기에 조류독감이 확산된 일이 있습니다.
워싱턴-이진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