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불법행위에 연루된 혐의를 받아온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해 미국 금융기관들과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규제를 확정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을 진전시키고 마카오의 금융 안정에 도움이 되도록 풀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재무부의 스튜어트 레비 (Stuart Levey) 테러 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14일 미국 금융기관과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간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규제를 확정 발표했습니다.
Levey: The Treasury Department today is finalizing the rule under Section 311 of the Patriot Act against Banco Delta Asia.
이에 따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30일 이후부터 미국 금융기관과 직접 거래는 물론 간접적인 방법으로도 거래를 할 수 없으며, 미국 금융기관들 역시 이 은행을 위해 환거래 계좌를 열어줘서는 안되며 기존 계좌들도 모두 닫아야 합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005년 9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북한이 돈세탁과 달러 위조에 연루된 혐의로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하고 미국 금융기관들이 이 은행과 거래를 못하도록 하는 행정규제안도 내놓았는데, 1년반 만에 모든 조사를 끝내고 최종 결론을 내린 겁니다. 레비 차관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조사 결과 이 은행이 북한의 달러 위조와 담배 위조, 마약 거래, 돈세탁 등 각종 불법행위를 도운 사실이 재확인했으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에도 연루됐음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미국 재무부의 발표에 대해 중국 정부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칭강 대변인은 15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미국이 끝내 국내법을 이용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행정조치를 취한 사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칭강 대변인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는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을 진전시키고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인 마카오의 금융과 사회 안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풀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카오 금융당국도 미국 재무부의 조치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법정관리를 계속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이 은행의 소유주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미국 재무부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측은 16일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이 은행에 묶여 있는 북한 계좌에 관한 입장을 발표합니다.
스튜어트 레비 차관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마카오 금융당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사건을 계기로 지난 1년반동안 돈세탁 방지체제를 마련하고 이 은행을 잘 관리해오기는 했지만, 그 이전에 이 은행이 불법행위에 연루된 정도가 너무 심해 없던 일로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마카오 금융당국의 관리를 벗어나게 되면 또다시 불법행위들을 저지르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겁니다. 미국 재무부로부터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받은 뒤 경영이 급속히 악화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2005년 9월부터 마카오 금융당국의 법정관리를 받아왔습니다.
한편 미국 재무부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조사를 모두 끝냄에 따라 이제 공은 마카오 금융당국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마카오 당국은 재무부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는 북한 자금 2천4백만 달러 가운데 얼마를 언제 풀어줄지 결정해야 합니다.
미국은 지난달 13일 타결된 6자회담에서 30일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로 북한측에 약속했지만, 동결자금을 풀어주는 법적 권한은 마카오 당국에 있습니다. 북한은 동결자금 2천4백만 달러를 모두 되돌려 받아야 하며 미국도 그러기로 약속했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13일과 14일 북한을 방문한 모하메드 알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에 따르면, 북한은 핵시설 폐쇄 봉인을 약속한 6자회담 합의를 지키기는 하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를 거둔 다음의 일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미국 재무부의 결정이 6자회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레비 재무부 차관도 두 사안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북한이 국제금융체제에서 떨어져 나간 것은 미국의 조치 때문이 아니라 북한의 불법행위에 연루되지 않으려는 금융기관들의 판단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