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전격적인 북미 양자대화를 시작한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북한과의 대화가 유용했으며 이달 안에 6자회담이 재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17일 말했습니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이 날 베를린에서 강연 후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베를린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김계관 부상과 만나 6시간에 걸쳐 6자회담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측과 유용한 대화를 나눴다면서 차기 6자회담이 이달 안으로 재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회담 재개 일정은 회담의 주최국인 중국 측과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지난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합의된 9.19 공동성명을 이행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으며 구체적으로 북한이 핵폐기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북한과 나머지 나라들이 어떤 상호 조치를 취할 지 등과 관련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9.19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폐기를 대가로 북한에 안전보장과 경제지원 등을 담보한 바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이제는 핵무기를 선택할지 아니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지를 선택해야할 심각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 사람들에게 아무런 적대감도 없으며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문제와 관련된 실무회담은 미국 재무부가 주관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6자회담과 병행해서 진행될 것이지만 핵문제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힐 차관보는 이번 김 부상과의 회동이 중국 베이징 바깥에서의 첫 만남임을 지적하면서 17일과, 가능하면 18일에도 북한 측과 추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대변인도 16일 힐 차관보가 베를린에서 김계관 부상을 만나 차기 6자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히면서 대화는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고 서로 좋은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은 지난 2005년 9월 9.19 공동성명을 채택한 이후 그 해말부터 북한이 미국의 대북금융제재를 문제 삼아 참가를 거부하면서 열리지 못하다가 지난해 12월, 13개월 만에 베이징에서 재개된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은 미국이 대북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하고 해제한다는 전제 하에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동의했고 실제 6자회담과는 별도로 북미 금융제재 관련 실무회담이 열렸지만 해결책 마련에는 실패했습니다. 북한 핵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에서도 북한은 미국이 먼저 대북 금융제재를 해제해야만 핵폐기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집해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났던 바 있습니다.
한편, 이번 북한과 미국 사이 베를린 회동은 북한 측이 먼저 제안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먼저 힐 차관보를 보자고 한 것은 미국의 제안에 대해 북한이 그동안 해온 검토결과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19일 방한하는 힐 차관보에게 보다 자세한 회동 결과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2월 6자회담에서 북한 핵폐기를 위한 핵동결과 사찰관 수용 등 초기단계 이행조치와 이에 대한 상응조치를 두 개 정도의 큰 묶음으로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힐 차관보는 19일 남한을 방문해 6자회담 등 현안을 협의하고 중국과 일본도 차례로 순방할 예정입니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