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북한 공개처형 장면 방영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CNN 텔레비전방송이 북한 내 공개처형 장면과 정치범 수용소의 모습 등 북한 내 인권탄압의 실상을 담은 충격적인 장면을 방영했습니다.

CNN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13일 저녁 방영한 ‘비밀국가의 비밀활동 (Undercover in the Secret State)'라는 제목의 기록영화에서 마을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탈북자를 도와준 혐의를 받고 있는 남자들을 총살하는 장면과 정치범들을 수용하고 있는 강제수용소의 모습 등을 내보냈습니다.

CNN은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지만 소형 디지털카메라와 핸드폰이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새로운 무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반체제인사들이 촬영해 밀반출했다는 공개처형 장면과 회령시의 한 다리 밑에 나붙은 김정일 비난 문구가 보이는 화면을 공개했습니다.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모습이 담긴 벽보를 훼손한 장면을 촬영해 탈북한 한 남자가 남한기자와 만나 북한 내 반체제 운동이 확산되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도 소개했습니다.

이밖에 초췌한 모습의 북한 어린이들이 시신이 나뒹구는 거리에서 구걸하거나 물건을 훔치는 장면과, 인근 시장에서 유엔이 제공한 구호식량이 자루에 담겨 거래되는 장면도 방영됐습니다.

CNN은 태국 방콕에서 밀반출된 영상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있는 한 탈북자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 탈북자는 끊임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 유엔이나 미국 등 어디서도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방송은 이 같은 장면들은 북한 내에서 공개처형과 정치범 강제수용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와 함께 반체제운동도 일어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지적했습니다. CNN은 그러나 이러한 내용에 대해 북한에 정식으로 논평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 기록영화를 만든 세라 맥도널드 씨는 CNN인터넷에 실린 기사에서 강제수용소를 찍은 화면에 나온 한 남자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했으나, 증언내용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해서 기록영화에 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장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