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 "유엔군 사령관, 남한군에 작통권 행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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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사령부는 전시 작전통제권이 미국에서 남한에 이양되면 유엔군 사령관 역시 남한군을 지휘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그러나 미국이 유엔군 사령부의 역할을 조정해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에 관한 한미 양국의 결정을 뒤집으려 한다는 일부 언론의 추측보도는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23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남한이 전시 작전통제권을 미국으로부터 이양받은 뒤에도 유엔군 사령부가 남한군을 관할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재조정되고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주한미군 사령관과 유엔군 사령관을 함께 맡고 있는 버웰 벨 장군이 그동안 거듭 밝혔듯이 주한미군과 유엔군은 평시와 전시 모두 남한군의 주도적인 역할을 지원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는 미국과 남한 두 나라 정부가 이미 결정한 사항이라는 설명입니다.

앞서 버웰 벨 사령관은 지난 9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엔군 사령관은 앞으로도 계속 주한미군 사령관이 맡겠지만 남한군을 지원하는 주한미군의 역할과 별차이가 없을 것임을 밝혔다고 주한미군측은 강조했습니다. 유엔군 사령부에 병력을 파견한 국가들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유사시에는 미국과 남한의 군사동맹을 지원하는 역할을 계속 맡게 될 것이라고 주한미군측은 설명했습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그러나 논란을 빚어온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이후의 문제에 관한 공식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즉 일단 전시 작전통제권이 남한에 이양된 후에는 남한군이 유엔군 사령관의 지휘아래에 있지 않기 때문에, 유엔군 사령관에게는 한반도 정전협정을 유지하고 잠재적인 위기고조 상황에 대처할 책임과 권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작전통제권 이양후 유엔군 사령부의 세부 변경사항은 작업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이어 남한군이 전시 작전통제권을 이양받는 것은 미국과 남한의 강력한 군사동맹이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모습이며 남한군의 탁월한 능력을 반영한다며, 미국이 유엔군 사령부의 역할을 조정해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에 관한 한미 양국의 결정을 뒤집으려 한다는 언론의 추측은 잘못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남한이 미국으로부터 전시 작전통제권을 이양받게 될 경우 유엔군 사령부가 한반도 휴전상태를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유엔군 사령관의 군사동원 능력은 남북한 휴전상태를 지속하는 데 필수적인데, 그동안은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미연합사령관과 주한 유엔군사령관을 겸임하고 있어 문제가 없었지만, 남한이 전시 작전통제권을 이양 받으면 한미연합사령부가 해체되기 때문입니다.

벨 사령관의 이같은 발언이 있자 남한에서는 전시 작전통제권이 남한에 이양되더라도 주한미군 사령관이 겸직하고 있는 유엔군 사령관이 작전 통제권을 계속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남한 정부는 한미연합사령부가 해체되면 유엔군 사령관 겸 연합사령관이 행사해왔던 작전 통제권의 책임도 없어진다는 내용의 약정서나 공동성명을 미국과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