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나리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21일부터 하나원이 아닌 거주지에서 주민등록증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탈북자들은 앞으로 주민 번호로 인해 신분이 노출되는 걱정은 덜게 됐다고 반색했습니다.
21일 남한의 통일부는 탈북자들이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을 거친 후 받은 주민등록번호로 인해 피해가 많다며 주민번호 부여방식을 변경했습니다. 이에 따라 탈북자들은 앞으로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즉, 하나원에서 퇴소할 때 주민등록증을 받지 않고 새로 배정된 거주지에서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탈북자들은 안성에 위치한 하나원에서 일괄적으로 주민번호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주민번호 뒷자리 일곱자리 가운데 앞 세자리엔 공통적으로 안성 지역번호가 표시돼 주민번호 뒷자리만 보고도 탈북자 출신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하나원을 퇴소한 탈북자들은 중국 여행 시 입국허가를 거부당하는 등 불이익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때문에 이번 개선 조치를 탈북자들은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탈북자 최학철 씨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이번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그 간 많은 탈북자들이 주민번호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학철: 이미 유일번호를 받은 사람들의 숫자가 못해도 제 추산으론 5천명입니다. 그 분들의 피해가 막심하죠.
특히 탈북자들은 중국 여행을 위해 입국 신청을 했다가 중국 대사관측이 이들의 주민등록 번호로 탈북자를 알아보는 바람에 입국허가 즉, 비자 신청을 거부하는 사례도 속출했습니다. 심지어는 이들이 출생지가 기재된 호적등본을 제출 요구도 했는데, ‘북한 출신 입국자’임이 확인되면 비자 발급을 거부한 사례도 있습니다.
탈북자 이애란씨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그 동안 남한 정부가 탈북자들에게 부여한 주민번호로 인해 중국에 입국이 거부된 상황은 부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애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주민등록번호 때문에 어디를 못 간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얘기지. 어떤 특정 집단으로 분류를 해 놓은 것은 거기서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겠지만, 차별은 차별이지. 그 자체가 본인 스스로가 자제해서 안가는 거랑 못 가게 해서 못가는 거랑은 틀리잖아.
이번에 통일부는 이미 하나원을 졸업한 탈북자들의 주민번호도 변경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 최학철씨는 이미 하나원 교육을 마친 기존 탈북자들의 주민등록번호도 신변 보호차원에서 변경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학철: 우리 탈북자 명단이 많이 유출된 게 많아요. 중국을 통해서 북한으로 많이 유출이 됐습니다. 그래서 하나원 지역이나 탈북자들의 주민등록 상황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어요. 2000년 전에 온 사람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이후에 온 사람들은 일률적으로 번호(넘버)를 주기 때문에, 중국 공안이 알려고 한 게 아니고, 북한이 협조를 해 준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일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하나원을 이미 졸업한 기존 탈북자들에 대해 남한의 행정자치부는 주민등록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 시행령은 주민등록번호가 법령이 규정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칠 수 없다고 돼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