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숨어 지내던 국군포로 가족이 강제로 북송된 사건이 최근 언론에 보도된 가운데, 19일 남한의 야당은 중국에 진상조사단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남한의 야당인 한나라당은 북한을 탈출한 국군포로 가족 9명이 중국 선양에 숨어지내다 중국 당국에 체포돼 강제 북송된 사건과 관련해 이 지역에 진상조사단을 파견한다고 19일 밝혔습니다. 한나라당의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 날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남한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으로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한 보고를 받기에 앞서 ‘이번 사태는 매우 심각하므로 비슷한 일이 앞으로 또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진상조사단을 빠른 시일 안에 중국 선양으로 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진상조사단이 남한 영사관의 운영 실태와 이같은 사태가 계속 벌어지는 원인 등을 조사하고 탈북자 보호 대책과 중국 정부와의 협조 경로 등에 대해 면밀히 살펴볼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날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사건 보고에서 ‘남한 정부도 국군포로 가족이 지난 10월에 북송된 이후 물밑으로 계속 논의를 하며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협조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송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송 외교장관은 북송된 국군포로 가족 9명이 모두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며 자신이 25일부터 26일 사이 중국을 방문할 때 중국 측과 탈북자와 국군포로 처리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 등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남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19일 외교통상부의 직무유기에 대해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피랍.탈북인권연대는 이번 사건이 재외공관을 통해 최우선으로 수행해야 하는 자국민 보호의 원칙을 저버린 외교통상부의 직무유기에 따른 결과라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이 자리에 나온 숭의동지회 최청하 사무국장은 ‘국군포로나 그 가족이 북송되면 영락없이 정치범 수용소로 간다‘며 중국 현지 공관은 탈북자들의 구원 요청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대표도 ’국군포로 가족이 외부 종교단체나 인권단체 같은 비정부기구의 도움을 받아 남한행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정치범 수용소에서 평생 고립된 생활을 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도희윤 대표는 탈북자가 남한 영사관 주변에 머물고 영사관의 보호까지 받았다는 증거 자료가 중국의 공안을 통해 북한 당국에 넘어가면 가중처벌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에 강제 북송된 9명의 국군포로 가족은 중국 선양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에 탈북자가 진입해 중국의 공안당국에서 대대적인 탈북자 수색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체포됐습니다. 이들 국군포로 가족은 단둥으로 보내져 바로 다음 날 북송되었습니다.
한편, 남한 정부는 작년 10월 중순 즈음 북한을 탈출한 국군포로 가족 9명을 중국 선양의 민박집에 투숙시켰습니다. 이 민박집은 과거에도 국군포로나 그의 가족들을 남한으로 데려오기 위해 종종 이용했던 곳으로 중국 당국도 안전 보장을 어느 정도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체포가 이뤄지기 전에 외교통상부는 중국 기관에 협조 요청을 했지만, 일선에서는 단속을 강화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워싱턴-김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