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는 18일 끝난 북한과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의 베를린 회담의 주의제는 미국의 금융제재 문제가 아니라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방안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 재무부도 미국의 대북금융제재가 북한과의 협상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 재무부의 몰리 밀러와이즈 대변인은 17일 AP통신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북한과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협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밀러와이즈 대변인은 이런 회담을 통해 북한이 금융체제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논의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발언은 미 재무부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일부 합법적인 북한 계좌의 동결을 해제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 후에 나온 것입니다. 앞서 16일 로이터 통신은 미국 재무부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 2천4백만 달러 중 합법자금이 있는지 조사 중이며 이가운데 일부 합법자금을 풀어줄 수 있을 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 재무부가 이 은행에 있는 북한계좌를 비교, 검토하고 있으며 그 중 합법적 계좌와 불법적 계좌가 구분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의 톰 케이시 부대변인도 17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미국의 대북금융제재 문제는 미국이 얼마만큼 관련법과 정책을 바꿀 것이냐는 문제가 아니라 단순한 법률적인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러시아나 중국, 일본, 남한도 북한이 계속 위조화폐를 만들거나 불법적인 금융행위를 해도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이어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독일 베를린에서 갖은 회담의 의제는 금융제재 문제가 아니라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방안에 집중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의 대북 금융제제 해제 문제가 6자회담 재개의 관건으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의 힐 차관보는 북한 김계관 부상과 베를린에서 3일째 회담을 끝냈습니다. 회담을 모두 마친 후 김 부상과 힐 차관보는 기자들에게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지만 앞서 17일 힐 차관보는 북한 측과의 회담이 유용했으며 차기 6자회담이 1월 중에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힐 차관보는 전날 6시간 동안이나 북한 측과 대화를 나눴다고 지적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준비에 진전이 있었음을 암시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이 이제는 핵무기를 선택할지 아니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지를 선택해야할 심각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 사람들에게 아무런 적대감도 없으며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는 힐 차관보가 김 부상과 이틀째 회담을 마친 뒤 북한이 핵계획을 포기한다면 미국은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위한 협상에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이어 미국 고위관리로서 북한과 양자논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힐 차관보가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힐 차관보는 베를린 방문에 이어 19일부터는 남한과 중국, 일본을 차례로 순방할 예정입니다. 힐 차관보의 순방을 통해 베를린 북미회동의 구체적인 내용과 차기 6자회담 재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