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각으로 2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 결과에 대해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기쁘게 생각한다며 미국 의회에 비준 협력을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의회의 일부 상하원 의원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결과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 의회 비준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연방의회를 장악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 결과에 대해 불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무역촉진권한(TPA) 시한에 쫓겨 타결을 서두름으로써 미국에 불리한 쪽으로 성급하게 마무리 지었다는 비판도 일고 있습니다.
특히 쇠고기와 자동차, 그리고 쌀 부문에 있어서는 절대로 의회에서 비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의원들도 많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일부 의원들은 광우병 파동으로 남한 정부가 2003년부터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을 금지한 것을 철폐하지 않을 경우 한미자유무역협정은 미 의회에서 고려 대상이 되시 못하도록 막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남한 쌀을 이번 협정 대상에서 제외시킨 것도 미국 의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의회가 부활절로 휴회 중이라 의원들은 개별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의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차갑기만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척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향후 3년 내에 95% 정도의 공산품에 대한 과세가 철폐돼 교역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쌀이 제외돼 실망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슬리 의원은 그러나 농업 제품을 제외하면 보호무역주의가 지속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이 협상 내용에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이 협상은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카렌 바티아 미국 무역 대표부 부대표도 미 의회는 남한의 쇠고기 시장을 완전 개방하지 않는 한 승인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남한 측에도 이 점을 분명히 알렸고, 남한 측도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특히 목축업자들이 많은 몬타나주 출신으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맥스 보커스 민주당 상원 재무위원장도 쇠고기 시장관련 합의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이번 협정에서 개성공단 제품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인정해 사실상 미국 수출의 길을 터놓은 데 대해서도 일부 미국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에드 로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미국이 앞으로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특혜 대우를 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우려한다며 미 무역대표부의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로이스 의원은 개성공단 제품은 북한 노동자들이 노예처럼 일해서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이 협정으로 북한이 아닌 미국 노동자와 소비자가 이로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타결 통보를 받은 미 의회는 앞으로 90일 사이에 협상 내용을 심의한 후 비준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지역구를 대표하는 의원들의 입장 차이가 커 일괄적인 비준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는 이번 주부터 2주간의 휴회 중이므로 실질적인 심사는 이 달 중순쯤에나 이뤄질 예정입니다.
워싱턴-김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