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북한이 올해 안에 핵시설을 불능화하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기로 미국과 합의함에 따라, 미국의 상응조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기 원한다면, 앞으로 핵폐기를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APEC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4일 호주 시드니에 도착한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에게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가 언제 이뤄지냐는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힐 차관보는 지난 2월 13일 타결된 핵합의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과정을 시작하기로 이미 합의됐음을 상기시켰습니다. 북한과의 협상은 이같은 합의에 근거해서 진행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폐기를 위한 추가조치를 취해야 하며, 북측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힐 차관보는 강조했습니다.
(Hill) Whether they do get off will depend on steps they need to take on further denuclearization.
힐 차관보는 역시 APEC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호주에 도착한 남한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2월부터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는 문제를 내부적으로 검토해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해제 시점은 아직 정하지 않았으며,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보다 분명한 미국의 입장이 정해질 것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지난 3일 북한 외무성은 미국이 제네바 북미 실무그룹 회의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주고 적성국 교역법 적용도 끝내는 등 정치 경제적 보상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일과 2일 열린 북미 실무그룹회의에서 북한은 올해 안에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핵시설을 불능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현재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 있는 주된 이유는 일본인 납치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국도 동맹국인 일본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APEC 회의 참석을 위해 호주에 도착한 일본의 마치무라 노부다카 외상은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기 위해서는 핵시설 불능화와 완전한 검증을 포함한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이미 마무리 된 사안이라는 입장인 반면, 일본은 북한이 의혹을 해소하지 않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북한이 5일과 6일 몽골에서 열리는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어떤 합의를 이끌어낼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