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최영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21일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힐 차관보의 이번 북한 방문은 6자회담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을 깨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힐 미 국무부 차관보를 태운 군용기가 21일 낮 12시 반쯤 비가 내리는 평양 순안공항의 활주로를 미끄러져 들어왔습니다. 힐 일행을 태운 비행기는 남한의 군사공항인 오산을 떠나 서해 직항로를 통해 평양에 들어왔습니다.
북측에서는 리 근 외무성 미국국장 등이 순안 공항에 마중나와 힐 차관보 일행을 맞았습니다. 힐 차관보의 북한 방문길에는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과 톰 기븐스 보좌관, 통역관 등이 동행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공항에서 미리 나와 기다리던 외신 기자들에게 사진 포즈를 취해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 방문에 대한 희망을 밝혔습니다.
힐: 6자회담을 진전시키기를 희망하며 우리가 올 봄부터 잃어버린 시간을 메울 것을 희망한다. 이번에 좋은 논의를 하기를 바란다.
힐 차관보의 이번 북한 방문은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중국과 한국을 거쳐 일본을 방문중이던 힐 차관보는 일본에서 바로 워싱턴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21일 오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오산기지에서 군용기를 타고 북한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힐 차관보의 방북은 미국의 현직 6자회담 수석대표로는 처음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힐 차관보의 방북에 때맞춰 중국 외교부는 양제츠 외교부장이 다음달 2일부터 4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고 발표하고 북핵 문제도 의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에 앞서 북한을 방문하고 베이징에 도착한 로물로 필리핀 외무장관은 김정일 위원장과 박의춘 외상이 2.13 합의 이행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로물로: 김정일 위원장과 박의춘 외상은 나한테 계속해서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가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의 방북 이후인 다음주에는 국제원자력기구, IAEA 실무대표단이 본격적인 핵 사찰에 앞서 다음주 북한을 방문해 사찰 대상과 방법 등에 대해 협의합니다.
2.13 합의 초기이행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힐 차관보의 북한 방문에 대해 남한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과정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외교통상부 조희용 대변인입니다.
조희용: 아울러 정부는 힐 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미북 관계 정상화 과정을 진전시켜 나갈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힐 차관보는 22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평양에 머물면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김계관 부상 등과 만나 2.13 합의 이행과 북미관계 정상화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힐 차관보와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을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 방문을 마치고 22일 서울로 돌아와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