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회담 폐막을 하루 앞둔 1일 남북대표단은 인도적 사업과 경제협력 사업 등의 추진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습니다. 양측은 이날 전날 서로 작성해 교환한 공동보도문 초안을 놓고 본격적인 조정 작업을 벌였습니다. 서울의 이장균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봅니다.
남북양측이 공동보도문에 담을 내용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먼저 핵심쟁점이 무엇인지 정리해 주시죠?
우선 북측은 이달 중에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열어서 살 50만톤과 의류, 신발, 비누 등 경공업 원자재 지원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입니다만 이에 대해 남측은 경제협력추진위원회 보다는 이산가족면회소 건설과 이산가족 화상상봉 즉각 추진, 그리고 4월 대면상봉 개최가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렇게 양측의 우선순위 입장이 다른 배경은 남측은 다음달 13일로 종료되는 2.13 6자회담 초기 이행조치를 염두에 두고 북측의 이행 경과를 지켜본 뒤 경추위를 열어 쌀지원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북측은 6자회담과 무관하게 쌀 지원 문제를 매듭짓자는 입장으로 보입니다.
경의선 동해선 등 철도 연내개통과 군사당국자 회담도 입장차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경의선, 동해선 철도개통은 지난해 5월 열차시험운행까지 합의해 놓고도 북측이 무산시켰는데요, 철도개통문제는 경공업원자재와 마그네사이트 등 지하자원 개발 협력문제와 얽혀있고 군사보장 합의서 체결도 뒤따라야 하는 등 복잡한 의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남측 요구대로 철도가 연내에 개통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제협력추진위와 군사당국자회담이 재개돼야 풀릴 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매년 3월 하순 실시되는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RSOI) 군사훈련도 경추위 일정을 잡는데 변수가 될 전망인데요. 북측은 공동보도문 초안을 통해 RSOI 훈련 이전에 경추위를 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매년 RSOI 훈련에 반발해왔고 지난해도 이 훈련을 이유로 제18차 남북장관급회담을 한 달 가량 연기시킨 적이 있습니다.
남측 대표단이 예정에 없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 걸로 전해 지고 있는데요, 그 밖에 남북장관급회담 이모저모를 정리 해주시죠.
남측 대표단은 남북장관급회담 사흘째인 1일 예정에 없이 만수대 의사당을 찾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면담했습니다. 면담은 관례에 따라 방문 측 대표단인 남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관급회담 수석대표가 김 상임위원장을 만난 것은 2000년 박재규,2002년 정세현 당시 통일부 장관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김 상임위원장과의 면담 성사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 가능성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남측 수석대표인 이재정통일부장관은 1일 북측으로부터 뜻밖의 생일상을 받았습니다. 북측 대표단장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아침 일찍 회담 연락관을 장관 숙소로 보내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카드와 함께 김정일화 등 다양한 꽃들로 장식한 꽃다발을 전달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남측 대표단은 3·1절 88주년을 맞아 이날 오전 고려호텔 3층 극장에서 간단한 기념식을 가졌습니다. 남측 대표단은 북측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애국가 제창은 식순에서 빼고 만세만 세 번 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에서의 3.1절 기념식은 비록 약식으로 진행됐지만 평양에서 처음 열린 남측 정부 단독 공식행사로 기록됐습니다.
서울-이장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