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신년연설에서 대북포용정책을 계속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히면서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 날 연설에서 최근 남한에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은 6자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나기 전에는 이뤄지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문은 항상 열어놓고 있다’고 말해 회담 성사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았습니다. 노 대통령은 또 아직 실체도 없는 정상회담을 가지고 야당 등 일각에서 정상회담을 구걸하지 말라는 등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정상회담이 어느 당에 유리하고 불리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2000년 총선에서 입증된 바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또 대북정책의 핵심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이고 그 요체는 신뢰와 포용이라면서 대북포용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노무현: 자신감을 가지고 대범한 자세로 상대를 포용해 갑시다. 대결주의를 가지고는 결코 평화를 이뤄갈 수가 없습니다.
노 대통령은 포용은 힘을 가진 강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남한은 어떤 경우에도 대비할 수 있는 적절한 억지력을 가지고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남한과 미국과의 관계는 일방적인 의존관계를 상호관계로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가는 것이라면서 남한의 안보는 남한의 힘으로 지키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현실적인 의존보다 심리적 대미의존이 더 큰 문제라면서 주한미군 2사단의 후방 배치, 또 주한미군의 일부 감축을 이의 없이 받아들이고 전시 작전통제권을 돌려받기로 한 것은 이러한 의존상태를 조금씩 줄여나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또 논란을 빚어온 작전통제권 이양 문제에 대해서도 평소 소신을 분명히 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주도적인 작전통제권은 자주 국가의 당연한 권리라면서 하지만 자주국가로서의 체면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미래의 대북관계, 또 동북아 외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질적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한이 돌려받은 평시 작전통제권은 실제 내용을 보면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현 정부의 안보정책은 남북관계와 한미동맹이라는 현재의 좁은 틀이 아니라 중일관계의 변화를 포함한 미래의 동북아 질서를 내다보고 있다면서 그러자면 이른바 균형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 정부는 동북아의 다자간 안보체제수립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원칙을 지난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과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남한 세종연구소의 백학순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 내용과 관련해 올해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백 실장은 24일 남한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그동안 남북한 지도자간에 신뢰를 쌓을 기회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노 대통령이 6자회담의 결론 전에는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발언한 것은 남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