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관급회담 개막


2005.12.13

제17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13일 남한 제주도에서 개막됐습니다.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남측은 군사 당국 간 회담과 국군 포로, 납북자 문제와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을 북측에 제기할 방침입니다. 한편 이날 회담장 주변에서는 남한의 납북자, 국군포로 가족들이 나와 시위를 벌였습니다.

권호웅 내각책임참사를 단장으로 하는 북측 대표단이 13일 오후, 고려항공편으로 제주도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회담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남한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남북 군사 당국자간 회담의 개최와 6자 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북측에 강력 촉구할 예정입니다.

또 이산가족 화상 상봉의 정례화와 서신교환, 그리고 납북자와 국군 포로 생사 확인 등을 북측에 요구할 방침입니다. 북측의 입장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경제협력사업 확대와 관련해 신발 의류등경공업 분야 원자재 제공을 남측에 요청할 것으로 남한 언론들은 전망했습니다.

남북 대표단은 13일 저녁 남한 국무총리 주최 환영 만찬을 하고 14일 오전 전체 회의를 시작합니다. 특히 만찬장에는 6자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도 참석했습니다. 송 차관보는 대북 금융제재를 둘러싸고 난관에 부딪힌 6자 회담의 빠른 속개를 위해, 미국 측의 속뜻을 북측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편, 시민단체 피랍탈북 인권연대와 납북자, 국군포로 가족들은 이날 북측 대표단의 회담장 도착 시간에 맞춰 회담장 근방에서 사망 납북자에 대한 위령제를 지냈습니다. 가족들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도희윤: 위령제는 제사형식으로 치러졌고 돌아가신 분들의 넋이라고 좋은 곳에 갔으면 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당초 시민연대와 납북자 가족들은 바다 위에서 선상 위령제와 시위를 할 예정이었지만 눈보라가 치는 등 기상상태가 나빠서 배를 띄우지 못했습니다. 이날 시위에는 탈북했다 북송된 국군포로 한만택 씨 가족과 76년 납북된 천왕호 허정수 씨의 가족 또 72년 납북된 오대양호 박두남, 유경춘 씨의 가족 등 10 여명이 참여했습니다.

특히 이날 시위에서 허정수 씨의 아흔된 아버지가 참석해 추운 날씨에도 1시간이 넘게 진행된 시위에 함께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납북 가족들은 14일 다시 한 번 선상 시위를 시도할 예정이며 배가 뜨지 못할 경우, 회담장 앞에서 시위를 갖고 결의문 발표와 남북 대표단에게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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