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부, 버마 원조 일부 동결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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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채명석 seoul@rfa.org

고무라 외상이 버마 군사정권에 대한 원조를 일부 동결할 방침이라고 3일 시사했습니다. 일본인 저널리스트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서 버마 군사 당국으로부터 만족할 만한 설명이 없었다는 데 대한 대응 조치로 보입니다.

고무라 외상은 일본인 카메라 맨 나가이 켄지 씨가 버마 치안부대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서 3일 “인재 개발센터 등과 같은 인도적 지원을 당분간 중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일본정부가 버마에 제공하고 있는 무상자금 협력 등을 부분적으로 동결할 방침임을 시사했습니다.

일본정부는 나가이 씨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외무성의 야부나카 미토지 심의관을 랑군에 파견하여 버마 군사 당국자들과 일련의 회담을 갖은 바 있습니다.

3일 귀국한 야부나카 심의관이 후쿠다 총리에게 보고한 것을 보면 버마 당국자들은 나가이 씨가 사망한 것은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주장하면서, 버마 치안부대가 지근한 거리에서 나가이 씨를 겨냥해 발포했다는 보도를 정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본 국내에서는 버마 군사정권에 대한 원조를 즉각 중단하라는 여론이 높아가고 있고, 버마 주재 일본 대사를 소환하라는 압력이 거세 지고 있습니다.

일본정부는 지금까지 버마 군사정권에 대한 원조 중단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며, 버마 군사정권에 대한 최대 원조국은 일본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주장하면서 사태의 추이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일본정부가 자국 저널리스트가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버마 군사정권에 대한 제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온 것은 1941년 버마를 침공한 이래 맺어 온 밀접한 과거 역사 때문입니다.

버마 독립의 영웅 아웅 산이 이끌었던 독립의용군이 일본에서 군사 훈련을 받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또 아웅 산은 일본군의 지원 아래 43년 버마 건국을 선포했습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버마 민주화 운동의 지도자 아웅 산 수치 여사가 80년대에 2년간 교토대학에 유학한 바 있습니다. 일본정부가 지금까지 버마에 제공해 온 정부개발 원조 총액은 6천 억엔으로 알려지고 있고, 작년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맹국 중에서 가장 많은 약 30억 엔 상당의 원조를 제공했습니다.

나가이 씨 유체는 4일 귀국할 예정입니다. 일본정부는 나가이 씨 유체에 대한 검시를 다시 실시할 방침이며, 검시 결과 새로운 사실이 들어 날 경우 버마에 대한 원조 동결 조치를 정식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