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채명석
일본 정부는 동맹군인 미군이 공격을 받았을 경우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를 논의하는 전문가 회의를 설치하고 연구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우선 집단적 자위권의 의미를 간략히 설명해 주시죠.
집단적 자위권이란 어느 나라가 무력 공격을 받았을 경우 그 나라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나라 즉 동맹국이 협력하여 무력 공격을 배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유엔 헌장 제51조에서 전 가맹국에 그 권리를 인정하고 있는 데요. 일본은 개별적 자위권은 인정되지만 다른 나라 즉 미국과 같은 동맹국과 함께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일본 정부가 견지해 온 유권해석입니다.
그럼에도 왜 아베 정권은 전문가 회의를 설치하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는 겁니까.
한 마디로 미국의 압력 때문인데요.
미 정부 당국자와 주일 미군의 고관들은 미군은 자위대가 적의 공격을 받았을 때 미일 안보조약에 입각해 자위대를 지원할 수 있지만 자위대는 미군이 공격을 받았을 때 헌법상의 제약 때문에 미군에 협조할 수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큰 불만을 터뜨려 왔습니다.
이에 아베 정권은 동맹군인 미군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할 수 있도록 현행 헌법의 해석을 변경하기 위해 지난달 전문가 회의를 설치하고 연구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검토중인 연구 과제는 미국을 향해 발사된 탄도 미사일을 자위대가 요격하는 방안, 미군 함정이 공해 상에서 공격을 받았을 경우 근처에 있는 자위대 함정이 미군 함정을 도와 공동 작전을 펼치는 방안, 유엔 평화유지활동에 참가한 자위대가 외국 부대를 구출하는 방안 등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본이 상정하는 적의 공격이란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북한의 공격을 말하는 것인데, 북한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5월22일자 북한 로동신문은 ‘아시아의 맹주가 되려는 망상’이라는 논평 기사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검토를 격렬한 어조로 비난했습니다. 로동신문의 논평기사는 특히 일본 방위청이 내년부터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고출력 레이저 무기의 연구 개발에 착수하기로 한 결정을 크게 문제 삼았습니다.
즉 일본은 대기권에 진입하여 목표물에 떨어지는 미사일과 대기권 밖에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모자라 발사 직후의 미사일을 공격할 수 있는 고출력 레이저 무기까지 연구 개발하려고 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 위험한 선제 타격을 가하려는 목적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로동신문 논평기사는 또 미사일의 공격 목표가 일본이라는 것이 판명되기 전에 요격하면 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에 해당한다는 우려가 있음에도 일본이 미사일 선제 타격을 노리는 고출력 레이저 무기 개발에 본격적으로 달라붙기로 했다고 논평하면서, 이를 아시아의 맹주가 되기 위한 야망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일본이 현재 집단적 자위권 행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압력도 큰 이유이지만, 또 다른 목적은 북한의 탄도 미사일 공격과 핵 개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베 정권은 증대하는 북한의 미사일, 핵 위협을 들먹이면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헌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헌법의 해석을 변경하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헌법을 개정하기 전까지는 집단적 자위권을 절대 행사할 수 없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아베 정권의 헌법 해석 변경 방침이 관철될 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