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핵불능화 비용 분담은 대북정책 선회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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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납치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대북지원에 나서지 않겠다던 일본 정부가 북핵 불능화 비용을 분담할 용의를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달 중순 후쿠다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일본이 대북기조를 바꾸기 위한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고무라 마시코 외상은 북핵 불능화가 시작된 지난 5일 ‘불능화에 따른 비용 분담은 일본도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고무라 외상의 발언은 일본인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대북지원에 일절 나서지 않겠다던 종전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입니다. 현재 북핵 불능화 작업에 필요한 초기 자금은 미국이 우선 106만 달러를 제공한 상태입니다.

고무라 외상의 이번 발언을 두고 미국내 전문가들은 이달 중순 후쿠다 총리의 첫 방미를 앞두고 일본이 기존의 대북강경 기조를 바꾸려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임 아베 총리 시절 일본은 납치 문제에 너무 집착하다 외교적 고립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미 사회과학원(SSRC) 시걸 박사입니다.

Leon Sigal: 일본 후쿠다 내각 출범이후 대중국, 대한 정책의 변화가 예상되던 상황에서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은 납치자 문제의 해결이 없이는 대북중유공급을 포함한 대북지원에 일절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고무라 외상 발언을 보면 일본도 끝까지 납치자 문제를 볼모로 삼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일본이 이처럼 대북기조의 방향을 선회한 데는 어느 정도 미국의 입장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국이 일본인 납치문제에 구애받지 않고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기로 굳힌 마당에 일본이 한사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미일 동맹에 금이 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맨스필드 재단 플레이크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Gordon Flake: 일본이 현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본다. 후쿠다 총리가 미국에 오기전에 미일이 이 문제에 관해 완전히 다른 시각을 보인다고 하면 동맹에 문제가 있는 걸로 비쳐질 것이다. 후쿠다 총리가 ‘납치문제 풀리기전 테러해제 안된다‘는 입장으로 미국에 온다면 실패하고 갈 수밖에 없다.

신중론도 있습니다. 고무라 외상의 발언이 일본의 진일보한 태도이긴 해도, 북한이 향후 일본과의 양자대화에서 납치자 문제에 관해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겁니다. 미 군축협회(Arms Control Association) 크레일 선임연구원입니다.

Peter Crail: 일본이 진정으로 대북정책을 전환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앞으로 몇 달 더 지켜봐야 한다. 일본의 북핵 불능화 비용분담은 따라서 전술적 변화로 봐야 한다.

이들 전문가들은 일본이 북핵 불능화 비용 분담을 포함해 앞으로 본격적인 대북 지원을 할 수 있으려면 결국은 북한이 납치자 문제에 관한 ‘성의표시’가 급선무라고 보고 있습니다. 고무라 외상도 일본이 북핵 불능화 비용을 분담해도 이는 본격적인 대북 지원과는 다른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