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납북자 단체가 남한의 휴전선을 찾아 풍선에 전단지를 실어 북으로 보내려다 한 경찰의 제지와 납북자 가족들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전단지에는 일본 납치 피해자에 대한 정보를 알려 줄 경우 보상을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일본납북자 단체인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가 북한에 전단지를 보내겠다고 대형 풍선을 들고 찾은 곳은 강원도 철원 고석정입니다. 이곳은 10일부터 일정에 들어간 남북 적십자 회담이 열리는 금강산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 일본 단체는 9개의 대형 풍선에 만 여장에 달하는 전단지를 넣어서 북쪽으로 날려 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전단지의 내용을 특정 실종자 문제 조사회 대표인 아라키 카즈히로 씨에게 들어봤습니다.
카즈히: 일본 납치 피해자에게는 힘을 내라. 여기서 우리가 이렇게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북한 주민들에게는 북한 당국의 납치 피해 등을 알립니다. 특히 저희에게 일본 납치 피해자에 대한 정보를 주면 보상금을 주겠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특히 북한주민들이 일본인 납북 피해자에 대한 정보를 주면 보상금을 지불하겠다는 이들의 의지가 눈길을 끕니다. 액수도 상당합니다.
카즈히: 정보의 경중에 따라 보상금은 미화 천불 이상 경우에 따라서는 만불 이상까지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이 같은 계획은 좌절됐습니다. 우선 남한 경찰이 이들을 제지했습니다. 그 이유는 지난 2004년 적십자 회담에서 남북이 합의한 '상호 비방 중지 조항' 때문이라는 겁니다.
당시 합의에 따르면 남북간에는 상호 비방을 하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에 이들이 보내려는 북한을 비방하는 전단지는 그 같은 합의에 위배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06년부터 시민단체들이 풍선에 북한을 비방하는 전단지라든지 라디오 등을 넣어서 날리는 행위가 남북 합의 조항을 어긴 것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습니다.
남한 경찰보다 더 강하게 이들의 풍선 날리기를 비난한 쪽은 남한의 납북자 가족 모임입니다. 이들은 행사장까지 찾아와 이날 행사를 중지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납북 단체의 행사가 금강산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 적십자 회담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납북자 가족 모임 최성용 대표의 말입니다.
최성용: 납북자에 대한 사회 여론이 아주 좋습니다. 남북도 진짜 처음으로 이번 회담에서 납북자 국군 포로 얘기를 한다고 했는데...내가 그랬어요, 적십자 회담 끝내고 해라.
최 대표는 행사 연기를 요청한 남측의 입장을 무시한 일본 단체 측에 아쉬움을 표시했습니다.
최성용: 일본은 그래도 김정일의 사과까지 받았지 않습니까. 일본이 자꾸 이러면 우리 문제까지 어려워져요.
일본 납치 피해 조사회 측은 풍선 날리기 행사를 조만간 다시 시도할 계획입니다. 이들은 풍선을 통해 북한에 뿌려질 전단지의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일본 내의 다른 납북자 단체들도 풍선 날리기에 함께 참여할 움직임도 있다고 이들은 전했습니다. 아라키 카즈히로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 대표의 말입니다.
카즈히: 어떤 방법을 북한의 정보를 얻어내고, 또 주고 하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는 일본 납치 피해를 조사하는 시민단체로 지난달 26일 부터 납북자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시오카제’ 라는 단파 방송을 북쪽에 내보내고 있습니다.
서울-이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