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북한의 대남사업 총괄 김양건 방문

서울-하상섭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29일부터 사흘동안 서울을 전격 방문합니다.

통일부는 이번 방문의 목적이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에 대한 중간평가와 향후 추진 방향을 협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대통령 선거를 20여일 남겨 두고 이뤄지는 이번 방문에 대해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북한의 대남사업 총괄자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29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한다고 통일부가 밝혔습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입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 조선협력단지의 건설, 3통 문제의 해결 등 경제협력사업 추진에 필요한 현장을 직접 시찰함으로써 남북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상호 공감대도 확산해 나갈 것입니다.

통일부는 이번 김 부장의 방문이 지난달 이뤄진 남북정상회담의 이행을 중간평가하고 향후 추진방향을 협의하며 남북 간 협력사업 분야의 현장을 시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양건 부장은 지난 정상회담 때 북측 인사로는 유일하게 김정일 위원장과 배석할 만큼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김 부장의 이번 방문에서는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합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류길재 교수입니다.

류길재 교수: 10 · 4 합의의 이행에 관해서 좀 더 힘을 실어준다고 할까요? 뭐 여러 가지 안이 나오긴 했습니다만 그것들을 실천하는 데에는 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 아닙니까?... 좀 더 큰 틀에서 이런 것들을 이행할 수 있는 남측의 의지, 북측의 의지 이런 것들을 서로 좀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방문은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뤄낸 합의에 대한 북측의 이행의지를 재확인해주는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대선을 20여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지는 김양건 부장의 서울 방문이 순수한 남북경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볼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에 김용순 당시 대남비서가 남한을 방문했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북한대학원 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지적합니다.

양무진: 김용순 그 당시 대남비서의 남쪽 방문은 이런 대통령 선거라든지, 이런 큰 대선 일정이 없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남측에서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잖아요...

남한의 대선 정국을 살피고 향후 대남정책의 방향을 가늠하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고려대학교 유호열 교수입니다.

유호열: 실질적으로 대선과 관련해서 현장에서의 정보나 정세를 파악하기 위한 그런 목적도 있다고 보죠...

이 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이번에 방문하는 인물들이 경제전문가들이라기 보다는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실제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방문길에는 남북정상회담 때 합의문 조율을 총괄한 최승철 부부장, 총리회담 합의문을 조율한 원동연 실장 등 대남사업을 담당하는 실세들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