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시장, 비핵 3원칙 법제화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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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채명석 seoul@rfa.org

9일 나가사키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위령식에서 타우에 시장이 비핵 3원칙을 단순한 방침이 아니라 법령으로 제정할 것을 일본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나가사키는 62년 전 오늘 히로시마에 이어 두 번째로 원자 폭탄이 투하되어 7만4천 여명이 폭사하고, 27만 여명이 방사능 피해를 입었습니다. 피폭자 등 약 5천명이 참석한 원폭 희생자 위령 평화 기념 식전에서는 원자폭탄이 투하된 오전 11시2분에 맞춰 묵념이 거행됐습니다.

위령 식전: 묵념, 종소리

기념 식전을 주도한 나가사키 시의 타우에 도미히사 시장은 이날 발표한 평화선언에서 원폭투하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핵 보유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는 일본의 현상에 큰 우려를 표명하면서,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방침으로 표명한 비핵 3원칙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며 비핵 3원칙을 법령으로 제정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나가사키 시장: 비핵 3원칙을 단순한 국시로 그칠게 아니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비핵 3원칙이란 핵무기를 보유하지도 않고, 만들지도 않고,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방침입니다. 67년12월 아베 총리의 외조부에 해당하는 사토 에이사쿠 총리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처음 천명한 뒤, 오키나와 반환 결의와 함께 71년11월 중의원 본회의에서 채택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토 총리의 외손자에 해당하는 아베 총리가 등장한 작년 9월 이후 아소 타로 외상, 나카가와 쇼이치 정조회장과 같은 자민당 우파 의원들이 “비핵 3원칙은 하나의 원칙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의 핵개발에 대항하기 위해서 일본도 핵무장 논의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규마 방위상은 지난 7월 “미국의 원폭 투하로 전쟁이 종결됐기 때문에 별수 별 수 없었다”며 미국의 원폭투하 행위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큰 물의를 빚고 사임한 바 있습니다. 나가사키의 타우에 시장은 일본 국내의 이같은 핵무장 움직임에 쐐기를 박기 위해 9일 발표한 평화선언에서 비핵 3원칙을 아예 법령으로 제정하자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이날 열린 식전에서 “헌법의 규정을 준수하고 비핵 3원칙을 견지해 갈 것을 다시 맹서한다”며 아베 정권에서도 비핵 3원칙을 그대로 견지할 방침임을 천명했습니다.

아베 총리: 헌법의 규정을 준수하고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하며 비핵 3원칙을 견지해 갈 것을 맹서한다.

그러나 타우에 시장이 촉구한 비핵 3원칙의 법제화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습니다. 아베 총리야말로 비핵 3원칙의 개정을 주장해 온 대표적인 자민당 정치가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