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탈출한 국군 포로 가족들이 작년 10월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특히 이들은 체포 당시 중국 선양의 남한 총영사관 직원이 주선한 민박집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보호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남한 정부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국군포로의 북한 가족 9명이 북한을 탈출한 것은 대략 지난해 7월 경입니다. 이들은 중국에서 남한의 가족들과 만났고 이들의 도움으로 선양에 있는 남한 총영사관 직원에게 인도됐습니다. 남한 영사관 직원은 우선 이들 9명을 민박집에 투숙하게 했는데 바로 이 곳에서 이들이 중국 공안 체포됐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민박집에 투숙한 날, 선양주재 미국 총영사관에 탈북자가 진입했고 이 때문에 중국 공안의 비상 검색을 실시됐습니다. 이들 9명도 이 비상 검문에 걸려들었고 이들은 체포된 다음 날 바로 북송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송된 9명은 국군포로 3명의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들입니다. 이들의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였던 국군 포로들은 북한에서 이미 사망한 사람이 2명, 1명은 탈북해서 남한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남한 외교부는 탈북자들을 공관직원이 직접 영사관 내로 데리고 들어올 경우 외교적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들은 어느 정도 안전한 곳에 머물 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국군 포로 가족들이 중국 공안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 북송을 막아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검문에 노출될 정도로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곳에 이들을 수용해, 북송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나 납북자 가족 단체 등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대응이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납북자와 국군 포로와 이들의 가족들을 관리하는 전체 체계를 점검해 봐야한다고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성용 납북자 가족 모임 대표는 영사관 내에 납북자, 국군포로와 그 가족들의 전담할 부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최성용: 정부의 이들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우선은 납북자 국군 포로, 가족들 전담할 부서 설치가 우선 필요합니다.
한편, 납북자 가족 모임은 북송된 국군 포로 가족 9명 중 23살의 이씨가 쓴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이씨는 이 편지에서 자신은 1928년 전라남도 태생의 국군 포로 이모 씨의 손자라고 밝히면서 고향에 가서 형제를 찾아달라는 할아버지의 소원을 들어드리고 싶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씨는 14살에 배고픔에 북한을 나와 중국에서 이리저리 팔려다니다 북송돼 감옥살이도 했다면서 남한에 가면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도움을 간곡히 청했습니다.
서울-이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