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린이들은 키가 제대로 크지 않는 만성적인 성장 지체를 겪고 있으며, 여자 어린이의 경우 키는 크지 않고 몸무게만 늘어 과체중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남한 서울대학교의 박순영 교수는, 지난 1999년 8월부터 2006년 4월 사이 탈북한, 어린이와 청소년 천 200여명을 상대로 남한 입국 당시의 신장과 체중을 조사해 이런 결과를 찾아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진희 기자가 박순영 교수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의 연령대별 체중과 신장, 신장별 체중 등을 조사해, 미국CDC, 즉 질병관리센터가 2000년 작성한 미국인의 표준치와 비교해 이른바 ‘Z값’이라는 것을 산출하셨는데, Z값에 대해 설명을 좀 해 주시겠습니까?
박순영 교수: 평균을 0으로, 표준편차를 1로 해서 만들어 놓은 표준집단에 비교해서 이 어린이들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알기 위한 통계적 점수입니다, 또 CDC 기준에 맞추었다고 하는 것은, Z 값을 얻기 위한 표준 샘플이 전 세계적으로 그리 많지 않은데, 그 중 한 개를 사용했다는 뜻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연령대별 신장을, 미국인들의 표준치와 비교했을 때, Z 값이 -1.45가 나왔는데, 이게 무슨 뜻인가요?
박순영 교수: 평균적으로 아주 밑에 속하는 것이죠. 평균이 0이거든요.
체중은 어떤가요? 키가 작은 만큼 몸무게도 적게 나가나요?
박순영 교수: 만성 영양실조는 키가 작은 것을 의미하고, 급성 영양실조는 애가 아주 마른 것을 얘기합니다. 그런데, 탈북어린이들을 보면 대개 키는 작지만 영양실조로 부를 만큼 아주 마른 아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영양문제의 핵심이 뭐냐? 지금 당장 입에 들어갈 것이 없어 굶어죽을 정도의 급성적인 문제가 더욱 심각한 문제냐, 아니면 수년간 지속된 삶의 질이 낮은 것,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서, 이것이 더 핵심적인 문제냐는 것인데요?
이런 것을 평가하기 위해 키가 얼마나 작으냐, 애가 얼마나 더 말랐느냐하는 두 가지 조합을 봅니다. 마르고 작으면 만성적으로도 문제가 있고, 급성적 으로도 문제가 있고. 그런데 탈북 어린이들은 키가 작기는 한데, 그렇게 마르질 않았으면, 만성적인 문제가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짐작할 수 있겠죠.
북한 어린이들은 경제 등 만성적인 문제로 성장지체를 겪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런데, 보고서 조사대상 연령이 2-20세로 광범위 한데, 이들 모두 만성적인 성장지체를 겪고 있나요?
박순영 교수: 7살이나 8살 때 까지는 북한 아이들이 남한 애들보다 작지 않고 오히려 크기도 합니다. 아동기 초기까지는 괜찮고, 차이가 특히 많이 나는 것이 10대 중반, 후반. 여자 아이들의 경우 10대 중반에 큰 차이가 나고, 남자 아이들은 10대 중.후반에 차이가 나기 시작합니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들 키가 갑자기 크잖아요? 그 나이에 만성적인 영양문제가 있어 갑자기 키가 크는 경험을 못하게 되면 격차가 벌어지는 시기가 있겠죠.
이번 보고서에서는 북한 여자 어린이들의 과체중 가능성이 지적됐는데요, 만성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이 과체중이 될 수 있다니 좀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박순영 교수: 여자아이들이 키가 상당히 작습니다. 보고서에 보면, 북한 여자 어린이들이 10대 후반에 가면 키가 153-154 cm 정도로 아주 작습니다. 그런데 남한 (여자)아동은 그 때 쯤 되면 162cm가 되니까 10대 후반이 되면 (남.북한 여자 어린이의 키가) 한 8cm 차이가 납니다. 키가 작아지면 체중도 따라서 같이 작아져야 하는데요, 물론 북한 여자어린이들의 체중은 작습니다. 그러나 체중이 키가 작아지는 만큼 안 작아지기 때문에 주어진 키에 비해서는 통통합니다.
과체중이 될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은, 여자어린이들은 10대 후반이 되면 키는 더 이상 안 큽니다. 키는 안 크는데, 체중은 얼마든지 증가할 수 있죠. 그런데, 탈북도 하고 중국에서 살고 하는 동안에 제대로 잘 못 먹다가 갑자기 식사가 좋아지잖아요. 그렇게 되면 키는 안 자라는데, 몸무게는 자랄 수 있기 때문에 10대 후반의 몇몇 아동들에게서는 과체중이 될 위험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워싱턴-이진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