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부 지역서 중국인과 결혼한 탈북 여성에 신분증 발급

0:00 / 0:00

워싱턴-김나리

최근 중국의 일부 지방정부에서 탈북여성들에게 제한적으로 신분증을 발급해 주는 등 탈북자 정책이 다소 유연화 됐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남한의 연합뉴스는 15일 남한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일부 지역에서 중국인과 결혼한 탈북여성 위주로 중국 공민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을 발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이 당국자는 중국의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탈북자에 대한 신분증 발급의 기준을 담은 조례까지 만든 것으로 알고 있으며, 중국의 정치 구조로 볼 때 중앙정부의 묵인이나 지침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기존의 ‘적발’ 후 ‘북송’ 시키는 강경한 탈북자 정책에서 벗어나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연합뉴스는 또한 북한인권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 내 특정성, 특정현의 특정 마을에서 탈북자들에게 임시 거주증이나 임시 주민증을 발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아직 중앙정부에 의해 전국적으로 실시되지는 않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중국내의 탈북자들을 ‘불법 월경자’로 간주해 전원 북한에 강제송환해오고 있어 이번 보도는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난민이민위원회(U.S. Committe for Refugees and Immigrants)도 ‘2007 세계난민조사(World Refugee Survey 2007)’ 보고서에서 비슷한 내용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벤 샌더스(Ben Sanders) 부편집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중국의 일부 지방정부가 중국인과 결혼한 탈북여성들에게 신분증을 발급해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샌더스 부편집장은 이같은 신분증 발급은 불법과 합법의 중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중국의 농촌 지방에서는 중국 여성들이 도시로 다 떠나가 여자가 많이 부족한 상황 때문에 탈북여성들의 정착을 반기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김춘애씨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실제로 내륙 쪽 지역들에선 신분증을 발급해 주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씨는 흑룡강 동쪽을 비롯한 내륙 지역의 마을에서 탈북여성들에게 신분증을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춘애: 죽은 사람 대용이나 중국에 있다가 한국으로 시집간 사람은 호구가 다 없어지잖아요. 그런 호구를 살려갖고 해주는 곳이 더러 있습니다.

그러면서 흑룡강 쪽에서 중국 돈으로 1만 위안만 주면 신분증을 만들 수 있었다는 얘기도 들었고, 가짜 신분증의 경우 3백 위안을 주면 발급이 가능하다고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남성과 결혼을 했다고 신분증을 발급해 주는 것이 아니라, 마을 관리와 안면이 있거나 돈을 낼 경우에만 발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김 씨는 일반적으론 중국남성과 탈북여성이 결혼식 승인을 받더라도 중국 공안에 신고가 들어가면 무조건 잡아내는 일이 보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과거 연변 왕청 자치부에서도 탈북여성과 남성의 결혼식을 장려하는 등 자치정부 차원에서 장려를 했지만, 중앙 정부의 탈북자 단속 이후 이런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김: 왕청에 가면 발붙이고 살 수 있다고 했는데, 2001년도 지나서 부터는 왕청도 탈북자들을 잡아갔거든요. 그러니까 정부에서 승인된 것이 아니라, 구청이나 지방구에서 돈만 좀 주거나 안면이 좀 있는 경우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노골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중앙 정부에서는 탈북자들이 와서 사는 걸 용서를 안해요. 중앙 정부는 모르게 작은 자치 마을에서 숨겨주면서 해 주는 거죠.

김 씨는 중국 내륙 지역이 탈북여성들에게 보다 관대한 이유에 대해 농촌의 남성들이 결혼할 여자가 부족해 탈북 여성들을 신부로 받아들이고 있어서 그렇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탈북자에 대한 단속은 여전히 강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국경단속은 더 강화됐고 특히 중국 쪽에 사는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예전보다 더 살벌해 졌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