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동결 대가로 에너지 지원 원해”

오는 8일 북한 핵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핵동결과 핵사찰을 받아들이는 대가로 경수로와 에너지 지원을 원한다고 재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5일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에너지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이 핵포기를 위해 행동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조선신보가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조선신보는 일본의 친북 한인 단체인 조총련의 기관지입니다. 따라서 나름대로 북한의 입장을 바깥에 전달하는 창구 역할도 하고 있는데요. 조선신보는 북한이 핵폐기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에게 전달했다고 정통한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북한이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에 앞서 미국과의 사전협상에서 이같은 제안을 내놓았다는 언론보도를 북측이 확인한 셈입니다.

북한이 핵시설을 동결하고 사찰도 받겠다면, 그만큼 뭔가 요구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줄곧 핵개발 계획과 관련된 양보가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조선신보도 북한이 현존하는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기 위해서는 경수로를 제공받아야 하며 경수로가 완공될 때까지 대체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핵동결과 사찰을 받는 대신 6자회담 참가국들로부터 경수로를 지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 내고, 에너지 지원을 받겠다는 뜻입니다. 이 신문은 북한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몫이라며 미국과의 신뢰조성이 맞물려져야 핵포기를 향한 발걸음을 뗄 수 있다는 원칙을 북한이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에너지 지원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북한은 지난 1994년 미국과의 기본합의에 따라 핵동결의 대가로 연간 50만톤의 중유를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2년 가을 북한이 비밀리에 농축 우라늄 계획을 갖고 있다는 주장이 미국에 의해 제기된 뒤 중유 공급이 중단됐습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최근 북한을 방문한 미국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이번 주에 다시 열리는 6자회담에서 핵폐기를 위한 초기조치의 대가로 연간 50만톤의 중유나 그에 상응하는 대체 에너지를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5일 일본을 방문한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대북 중유 공급과 관련된 보도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지난 2005년 9월 19일 합의된 공동성명대로 북한이 핵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일본 방문에 앞서 남한을 방문했을 때도 미국은 6자회담의 부분적인 성공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9.19 공동성명의 완전한 이행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부분적인 성공은 북한이 여전히 핵무기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원하는 것은 핵동결이 아니라 '비핵화'라고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의 말은 북한에 대한 중유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죠?

그렇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에 중유를 제공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 힐 차관보는 지난 4일 남한의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뒤 ‘중유제공 문제에 대해 협의한 적이 없다’고 일단 부인하면서도 ‘ 9.19공동성명에 에너지 지원과 경제 지원 관련 조항이 있다’고 말해 중유공급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북한이 굳이 중유를 고집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해, 미국이 중유 대신 다른 대체에너지나 경제지원도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워싱턴-김연호